▲ 김 석 천(전 교사)

 ‘우리나라 아이들은 글자를 아는 순간부터 행복 끝’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부모들의 교육열 때문이죠.  
「공부 상처」의 저자 김현수님은 말합니다. “우리는 다 똑같은 공부를 해야 하는 억압과 강요 속에서 학벌과 석차로 인해 참 많은 괴로움을 당해왔다. 우리나라 아이들은 부모나 사회로부터 무엇을 해야 한다는 강한 압박을 받으면서 자란다.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잘한다. 못한다. 누군 잘하는데 너는 왜 못하니?”라고. 하지만 부모의 열정과 희망이 아이의 결과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 교육의 딜레마죠. 오히려 아이들은 강요나 비교 프레임 그리고 높은 기대와 낮은 성취로 인해 만성학습피로증후군 내지는 공부 상처를 안게 된답니다.
하나 공부는 책상에서만이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서 새로운 것을 터득(攄得)해 가는 과정입니다. 편해문님의 주장처럼 노는 것도 공부고, 만들고 부수는 것도 공부며, 여행도 공부고 순간마다 이뤄지는 삶 자체도 공부입니다. 
 「뇌를 알면 아이가 보인다」의 저자 김유미님은 사람은 저마다 타고난 인자성이 다르다고 했습니다. 어떤 아이는 만들기를 좋아하고 어떤 아이는 동물을 좋아하고, 책을 좋아하는 아이, 글쓰기를 좋아하는 아이 등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저마다 다릅니다. 사람은 공장에서 찍어내는 공산품과는 달리 저마다의 독특함이 있죠. 하워드 가드너는 그런 인자성을 다중지능이라 했지요. 한데도 현실은 개인의 인자성을 무시한 채 붕어빵을 구워내듯이 오직 ‘시험 점수 100점’이라는 레드오션을 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칼로저스는 말합니다. “나는 사람이 사람을 가르칠 수 있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 내가 아는 사실은 단 한 가지, 배우려는 사람만이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시대의 석학 이어령 교수도 이런 말을 했습니다. “시험 기계란 말 있잖아? 점수를 잘 받으려고 남이 가르쳐준 대로 달달 외우기만 하면 재미도 없고 빠르게 변하는 세상을 따라갈 수도 없어. 생각을 춤추게 하라. 그리고 춤추듯이 살아라.” 
2006년,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한국의 교육에 대해 다음과 같은 뼈아픈 경고를 했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것은 교육이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학생들은 하루 10시간 이상을 학교와 학원에서 자신들이 살아갈 미래에 필요하지 않은 지식을 배우기 위해, 그리고 존재하지도 않는 직업을 위해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과학적 발견이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진리를 만들어내고 있으니 학교 교육은 내용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4차 산업 혁명 시대입니다.
2016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나온 이야기에 따르면 지금 초등학생 중 65%는 현재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에 종사할 거라고 합니다. 기업은 인공지능 컴퓨터를 사람이 앉았던 책상에 앉힐 것이고 전문 지식 업종이라 불렸던 일부 직종도 인공지능 컴퓨터가 대신할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다가오는 미래는 창조적 지식인을 필요로 합니다. 창조적 지식인이란 남과 다른 관점과 시각, 비판적 사고력, 독창적이면서도 창의적인 문제 해결력을 갖추고 동료들과 원활한 의사소통과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지성과 인성이 조화롭게 결합된 창의 융합적인 인재입니다.
돌아보건대 제가 가르친 제자들 중 성공한 이들은 대부분 무엇이든지 ‘좋아서’ ‘스스로’하는 아이들이었습니다. 드림소사이어티의 저자 롤프예센은 “현대사회에서 필요한 인재는 즐기는 사람”이라고 했고 공자 역시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不亦說乎)”라고 했던 것처럼 사람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할 때 스스로 더 많은 것을 배우는 법이죠.
참 공부는 ‘스스로’, ‘내가 좋아서’ 길을 찾아 나서는 것입니다. 그것이 블루오션(Blue ocean)의 길입니다. 희망은 인자성을 개발할 때 현실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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