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면 연호리 박칠성 이장의 꿈 
청보리축제는 마을공동체 세우는 길  

▲ 황산 연호리 박칠성 이장의 꿈이 청보리와 함께 커가고 있다. 박칠성 이장은 청보리와 함께 익어갈 마을공동체의 꿈을 청보리 축제로 시작한다고 말했다.

 황산 연호리 주민들의 마을공동체 꿈이 청보리와 함께 커가고 있다. 청보리와 함께 익어갈 마을주민들의 꿈의 중심엔 박칠성(59) 이장이 자리하고 있다. 
나락가마니 하나라도 자기 손으로 들 수 있을 때 귀농하고 싶었던 그는 목포에 있던 조선소의 일을 접고 2013년에 귀향했다. 
그리고 지난해 이장을 맡으면서 마을기업인 농업회사법인 ‘주)연호’를 세웠다. 23명이 출자를 해 만든 연호는 자본금이 5000만원을 넘어섰다. 목표는 소농의 농산물을 팔아주고, 대농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에 다가서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 4월 27일~28일에 열리는 청보리축제이다. 
청보리축제는 지난겨울 마을 청년들끼리 여행을 가다 우연히 나온 이야기다. 마을 주변 20만평에 널린 청보리, 푸른 초원을 연상시키는 청보리를 주제로 연 축제야말로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고 마을기업이 추구하는 목표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는 사업이었다. 따라서 청보리 축제도 ‘보리밭에서 꿈을 꾸다’로 정했다. 축제는 외부지원 없이 마을기업 주)연호에서 출연한 순수 자금으로만 운영키로 했다. 
수익사업으로 부녀회에서 주막과 국밥을 판매하고 노인회에는 고사 형식의 ‘풍년 안전 기원제’를 맡았다. 청년들은 보리밭 중앙에 세울 솟대를 제작하고, 걸어서 2시간이 소요될 청보리길에는 음수대도 마련한다. 지난 21일에는 청보리축제 중간 점검 차원에서 청보리팜파티도 열었다. 
처음 하는 행사인데 생각보다 규모가 커져 안전문제, 교통관리 문제, 자원봉사자 확보 등 마을 청년들만으로는 인력이 부족할 것 같아서였다. 군청 관광과, 면사무소, 이장단, 기타 자원봉사에 도움 줄 분들을 초청해 먼저 파티를 열고 행사에 대한 설명을 했다. 
또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고, 향우들과 청년들은 SNS와 블로그 등을 통해 홍보를 하고 있으며, 지역신문을 이용해서도 축제를 알리고 있다. 
청보리축제 때는 카드나 현금은 사용할 수 없다. 해남군이 발행한 ‘해남사랑상품권’만 사용할 수 있다.  
축제 기획 단계에서 가장 힘들게 생각됐던 것은 축제의 총괄 기획과 보리밭 사용 문제였다. 다행히 경험 많은 청년이 귀향해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보리밭 주인의 이용 허가도 흔쾌히 받아냈다. 보리밭 20만평 중 13만평이 젊은 지주인 강동현씨의 땅이었다. 
박칠성 이장의 꿈은 청보리축제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시작이다. 마을기업 주)연호는 소비자단체와 연계해 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판매할 계획을 추진 중에 있으며, 청보리축제 때는 바이어들도 다녀갈 예정이다. 이번 청보리축제는 수익 사업의 성격은 아니다. 마을 홍보 차원이며, 미래 고객을 확보하는 차원이다.   
박칠성 이장은 또 하나의 꿈이 있다. 마을기업의 완성은 어르신들이 아파트처럼 마을 가운데에 함께 살 수 있는 집을 만드는 것이다.  
연호마을은 청보리축제를 준비하면서 봄 들녘처럼 마을에 활기가 돌고 있다. 그들은 보리밭에서 꿈을 꾸며 보리와 함께 익어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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