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민 성금으로 마련된 통일트랙터 2대가 드디어 시동을 걸었다. 지난 24일 한반도 최남단 땅끝선착장에서 환송식과 해남공원 환송식을 시작으로 통일트랙터는 중간 기착지 임진각을 향한다. 이후 북녘에 전달될 예정이다.
한창 무르익던 통일 열기는 북·미간 하노이 정상회담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냉각되기 시작했다. 그래도 해남의 통일트랙터 모금운동은 멈추지 않았다. 그럴수록 우리 민족끼리 통일을 이뤄야 한다는 해남의 열기는 더 강해졌다. 
통일트랙터 환송식을 지켜보면서 이제 통일은 진보 진영만의 영역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했다. 진보와 보수라는 진영을 떠나 해남사회단체 및 기관은 하나가 됐다. 통일트랙터가 해남 곳곳을 누비면서 한반도보다 먼저 해남을 하나로 묶어줬다. 우리의 입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노래하며 자랐다. 나의 소원은 배고픔을 면하는 것이었는지는 몰라도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었다. 그렇게 우리의 가슴에는 통일이 소원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다 어느 때부턴가 소리 높여 통일을 얘기하면 빨갱이란 프레임을 덧씌우는 사회가 됐다. “통일이 밥 먹여 주더냐?”라는 빈정거림은 아무래도 이런 분위기에서 나온 말일 것이다. 어릴 적 우리의 소원은 나의 소원에 밀려나고 말았다. 
한반도는 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서 구한말과 같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민족의 분열은 결국 외세의 개입에 빌미를 제공해 자주권을 상실한 채 끊임없이 간섭을 받을 수밖에 없다. 통일은 외세의 불합리한 개입을 막고, 더 이상 전쟁의 공포 없이 평화가 보장된다는 의미이다. 
4월27일은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 1주년이다. 통일트랙터는 그 시기에 맞춰 북으로 향한다. 지난해부터 우리의 가슴은 다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기 시작했다. 꿈에도 소원이라던 통일은 통일트랙터로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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