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읍사무소가 민원인들의 주차난 해소를 위해 중앙교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서로 주차 공간을 나눠 쓰기로 했다. 중앙교회는 수요일과 일요일 저녁, 읍사무소는 평일 낮에 주차 공간이 부족해 암암리에 상대 주차장에 차를 대기도 하고, 도로변에 불법 주차를 하기도 했었다. 
번연히 건너편 주차장에 공간이 남아도는데도 목적지가 아닌 이들에게는 슬슬 눈치를 봐야 하거나 숫제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었다. 서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니 이제는 떳떳한 마음으로 상대의 공간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공유 경제라 한다. 공유 경제란 시간이나 공간 또는 물질이나 정신적으로 내게 남는 것을 타인과 서로 나누는 것을 의미한다. 내게는 남아도는 것이 타인에게는 간절할 수가 있다. 이는 한정된 재화를 적절히 이용할 수 있는 방편이다. 
우리 민족에게는 품앗이라는 공유 경제가 있었다. 이는 바쁜 농사철에 서로의 노동력을 교환하는 행위로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진 풍습이었다. 지금보다 어려웠던 시절에 아이들을 키워본 이들이라면 장남감과 옷, 책 등을 서로 물려주고 돌려쓰던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이는 정의 나눔이었고, 서로에 대한 배려였다. 물론 이런 행위는 그 당시 공유 경제라는 개념은 없었다.  
도시화와 현대화, 농촌의 기계화 그리고 자녀수 감소는 우리 사회의 개인주의를 부채질했다. 서로 경쟁적으로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곁을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 이제 와서 서로 정을 나누자는 차원에서 공유 경제를 하자는 것은 아니다. 이는 합리적인 차원이다. 내게 남는 것과 부족한 것을 상대와 교환해 서로에게 이익을 주자는 차원이다. 
해남읍사무소와 중앙교회의 주차장 공동 이용 업무협약은 해남의 첫 사례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이와 같이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영역이 많을 수 있다. 공유 경제는 자선이 아니다. 서로 남는 것을 합리적으로 나누는 것이다. 
해남읍사무소와 중앙교회의 사례가 확장되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