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미(행촌문화재단 대표)

 금의환향(錦衣還鄕)이란 비단옷을 입고 고향에 돌아온다는 뜻으로, 출세(出世)하여 고향(故鄕)에 돌아옴을 이르는 말이다. 6월이 시작되는 첫날 해남이 고향인 두 예술가의 아름다운 금의환향이 있었다. 화가 한홍수와 공연 기획자 박명성의 만남을 만든 <한홍수展_어머니 바다 땅> 전시회가 열렸다. 
해남에서 태어난 박명성은 서울에서 무용과 연극영화를 공부하고 1982년 극단 동인극장에 입단해 연극배우로 공연분야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10여 년간 조연출, 무대감독 등을 지내고 프로듀서로 활동했다. 12년 동안 1,600회의 공연과 200만 명의 관객을 기록한 뮤지컬 <맘마미아!>를 비롯해 국내 대형 뮤지컬 사상 최장기 공연에 성공한 <아이다>, 차범석의 <산불>을 뮤지컬화한 <댄싱 섀도우>, 조정래의 대하소설 <아리랑> 등 뮤지컬 기획과 제작에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오늘의 젊은예술가상(문화관광부 장관상), 대한민국 문화예술상(대통령상) 및 옥관문화훈장을 수훈하고, 2014년 프로듀서로는 최초로 이해랑연극상을 수상했다.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개폐회식 총감독, 2017년 FIFA U-20 월드컵 개막식 총감독을 지냈다. 
박명성 감독이 화가 한홍수의 전시 축하공연을 기꺼이 맡아준 이유는 같은 고향 선배라서 보다는 그 전시가 두 예술가의 고향 해남에서 열리는 전시였기 때문일 것이다. 
이보다 아름다운 사례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전시회를 연 주인공 한홍수 화가 역시 해남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예술을 찾아 타향 타국에서 40년을 지냈다. 프랑스 파리와 독일 뒤셀도르프를 오가며 세계적인 예술가들과 교류하고 UN에서 전시를 열기도 했다. 
그런 한홍수 작가가 40년 만에 고향에 돌아와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와 어린 예술가를 키운 해남을 그려 전시를 열었다. 
곱게 차려입은 어머니를 모시고 화가의 가족 친구들을 비롯해 고향분들을 모시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박명성 감독이 차려낸 아름다운 공연을 보여드리는 것으로 전시회가 열렸다. 
노모에게는 어린나이에 품을 떠난 예술가 아들의 금의환향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긴 연휴가 시작되는 현충일을 하루 앞둔 6월5일 서울 농협중앙회에 소속된 농업박물관에서 해남 농부화가 김순복의 전시회 <해남농부화가 김순복의 행복한 그림농사>전시회가 열렸다. 
농업박물관에서 열리는 첫 번째 외부 기획전이라고 한다. 전시가 자주 바뀌는 미술관이 아닌 농업박물관에서 열리는 이례적인 전시이다. 
대한민국 현업 농부 김순복이 대한민국 농민의 대표조직인 농협중앙회 농업박물관에서 농부화가로서 전시를 한다는 것은 사실 엄청난 사건 중 사건이다. 당일 전시장에 작가와 전시 취재를 온 베테랑기자는 이렇게 말했다. “농사를 해본 사람만이 이 그림들의 진가를 느낄 수 있다” 해남농부 김순복의 꿈. 그 꿈의 실현이자 화가로서의 화려한 금의환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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