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구원(탑영어교습소 원장)

 대한민국 헌법은 국민이 주인인 민주주의 국가임을 천명하고, 대의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국민을 대신해서 국회의원이 법률을 제정하고 정부를 견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 국회는 그러한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는가? 대부분의 국민은 현재 국회상황이 정상은 아니라는 말에 공감한다. 혹자는 국회선진화법 이전인 18대 국회는 동물국회, 19대 국회는 식물국회, 지금 20대 국회는 무생물국회라고 말한다. 이는 국회가 정쟁에만 몰두하고 국민의 생활은 뒷전이라는 것이다. 국회는 부끄러움도 모르고 ‘갈라파고스 섬’에 갇힌 집단처럼 서서히 몰락하고 있다. 어느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들이 가장 신뢰할 수 없는 직업군 1위는 단연 국회의원이다. 뉴스를 통해 날마다 특정 정당 국회의원들이 돌아가면서 혐오스러운 말을 쏟아내는 여야 대치상황을 보면서 과연 저분들이 국민을 대표할 만한 교양과 상식을 가지고 있는지 의심이 든다. 정치판에만 들어가면 ‘괴물’이 돼 가는 모습을 보면서 매번 실망감이 앞선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1년 본격적으로 지방자치를 실시함으로써 국민들이 많은 선거에 참여하고 있다. 기초의회·광역의회의원, 자치단체·광역자치단체장, 국회의원, 대통령선거 등 1~2년을 터울로 선거를 실시한다. 정치인이 되고자 한 사람들은 어느 정도 자기분야에 성과를 내고 명망을 얻으면 학연, 혈연, 지연이란 인맥을 통해 자연스럽게 정치에 입문한다. 정치인은 진입장벽이 거의 없는 직업이다 보니 ‘지역에서 나름 알려졌다’ 하면 누구나 출사표를 던지는 무대가 됐다. 우리는 진실로 그들에게 묻고 싶다. 본인들이 당선되려고 하는 직무에 대해서 철저히 공부가 되어있는지를, 본인이 당선되면 해야 하는 업무 범위와 권한은 얼마나 알고 있는지, 거기에 합당한 지역현안에 대한 문제점과 해결책은 얼마나 생각해 봤는지, 본인이 내세우는 공약을 달성하기 위해서 예산이나 기타 법적인 절차는 어떤 것이 있는지, 거기에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하고 있는지를. 혹 당선돼 직무를 수행하면서 공부를 계속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내년 4월15일은 총선이 있고, 이번 총선을 준비하는 후보들이 벌써부터 물밑에서 뛰고 있다. 국회의원이란 자리는 본인에게는 명예로운 자리이지만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지역민의 의견을 듣고 이를 중앙정부 정책에 반영해야 하는 힘든 자리이다. 물론 SOC(경제 활동을 위한 기반이 되는 시설)예산이나 공공기관 유치를 통해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좋지만, 해남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할 때 농민들의 문제를 안고 가야 하는 막중한 자리이기도 하다. 
이른 봄부터 겨울배추, 양파, 마늘이 풍년이면 농민들은 역설적으로 농산물 가격하락과 판로 부족으로 이중고를 겪으면서 애써 기른 농작물 갈아엎기를 반복해야 한다. 이런 현상은 농산물 수급 문제를 넘어서 매년 반복되고 있다. “지금까지 농산물 수급대책이 안 나온 적이 없고, 대책이 나왔는데 농산물 수급에 실패하지 않은 적이 없다”는 어느 정치인의 넋두리처럼 매년 반복되는 이 문제는 아직까지 해결책이라곤 임시방편적인 것만 제시되고 있다. 
하루 종일 뙤약볕에서 허리도 못 펴고 무릎관절이며 허리관절이 남아나질 않는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 속은 한없이 타들어 가고 있다. 이런 분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그들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피어나게 해주는 정책을 준비해 4년 임기 동안 실천할 수 있는 용기 있고 추진력 있는 국회의원이 내년 총선에 나와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동네 구멍가게에서 판매하는 물건처럼 이것저것 남들 다 내놓는 잡동사니 선거공약을 남발하는 것을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 선택과 집중으로 지역주민들이 “이것은 정말 필요하다”고 요구하는 것, 출마하고자 하는 본인이 “이것은 자신 있게 할 수 있겠다”는 것을 중점공약으로 내세워 그것이 비록 하나이더라도 국회에 가서 법률로 제정해주는 뚝심 있는 국회의원을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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