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은 지리적으로 한반도의 끝에 위치해 있어 예로부터 변방으로 분류돼 왔다. 
이런 오지에 학문이 시작된 것은 나주 출신인 표해록의 저자 금남 최부가 해남에 정착하면서부터이다. 
그의 학문은 대를 이어 제자의 제자들에게 전수되었고, 해남의 인물이 중앙 관계에 진출하는 길을 열게 되었다. 
그 후 중앙의 문화를 섭렵한 윤선도와 윤두서 같은 이들이 귀향하면서 조선시대 해남의 문화는 비로소 꽃을 피우게 되었다. 
그들과 연결된 수많은 인물들이 해남을 드나들며 문화적 흔적을 남겼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요즘 부쩍 해남에 살고 싶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더러는 정착을 했고, 일부는 거처를 알아보고 있기도 하다. 
황지우 시인은 이미 해남에 정착해 해남의 르네상스를 꿈꾸며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도올 김용옥 선생은 계곡면 성진에 사저를 짓고 학생들을 선발해 전라도정신을 가르치고 싶다고 했다. 
행촌미술관 이승미 관장, 프로골퍼 전만동씨, 오윤용 조각가, 가수 하림, 귀향·귀촌한 시인, 언론인, 공예가, 화가, 국악인, 음악인, 그리고 수많은 귀농인…. 
중세유럽의 르네상스도 그리스의 학자들이 이탈리아로 피신해오면서 기폭제가 되었고 이후 유럽 전역으로 확대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문화란 교류와 자극이 있어야 발전하는 것이다. 
해남 토박이문화가 낙후됐다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문화와 사회적 관계망을 갖고 있는 인물들이 해남으로 유입되면 그만큼 해남의 문화가 풍성해진다는 의미이다. 지금처럼 여러 방면에서 일가를 이룬 인물들이 해남에 살고 싶다고 했던 적이 있었던가. 
해남의 르네상스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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