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 우 선(해남군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해남군이 전국 최초로 농민수당을 지급했다. 경제사회적으로 약자인 농민에게 농민수당 지급을 도입한 것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가진 자는 더 갖고 못 가진 자는 더 못 갖게 되는 사회 양극화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방자치의 근본이 되는 주민자치에 있어서도 이러한 양극화 해소는 군수나 선출직 공무원들이 지향해 가야 할 바람직하고 참신한 정책이다. 
지역 화폐인 해남사랑상품권 또한 마찬가지다. 오늘날 자본의 흐름은 제조에서 유통으로 넘어가고 있다. 유통은 지역이라는 한계를 벗어나 지역 간의 연결고리를 형성하면서 무섭게 현대 자본주의의 새로운 유형을 만들어내고 있다. 생산부터 판매까지의 독점적 구조로 지역 간 불균형까지 조장한다.
화폐 흐름의 주도력이 유통으로 넘어가고 있는 현실에서 대기업은 SSM(기업형 슈퍼마켓)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이윤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결국 전국단위의 연결망을 형성한 대기업은 지역까지 서서히 지배한다. 지역사회의 경기 둔화나 장기침체는 바로 이들이 지역자본까지 싹쓸이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내 돈이 안 돈다는 말. 지역에 뿌리를 두고 있는 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된 이유가 지역 내 돈이 외부로 심하게 유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대두된 것이 지역화폐이다. 해남사랑상품권은 지역 내 소상공인과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현재 지역 내 소상공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하나같이 “예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참 좋은 정책임을 실감한다”고 얘기한다. 반면 주민들 일각에서는 “왜, 농협 하나로마트나 대형마트에서는 쓸 수 없느냐?”는 말도 전한다.
사실 지역화폐의 핵심은 가치경제이다. 그것은 지역의 사회적 자본을 통해 직접 자본을 창출하고자 하는 지역 경제정책이며 이는 지역 내 골목상권과 소상공인을 보호하고자 함이다. 그런데 농협이나 축협의 대형마트에서 허용된다면 본 취지에서 어긋난다는 점이다. 
물론 하나로마트나 대형마트 또한 언젠가는 확대해가야 하겠지만 아직까지 지역사회에서 그들은 공룡이다. 
특히나 농협은 농민이 생산한 농산품을 외지에서 팔아 외부 자본을 지역 자본으로 끌어오는 역할을 한다. 공공적 성격으로 설립됐지만 유통의 공룡화가 돼 다시 해남사랑상품권까지 흡수해 버린다면 지역 골목상권은 다시 피폐해질 것이다.
지역화폐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국한되지 않고 공동체적인 삶의 부활과 서로 나누고 돕는 인간적인 가치를 중심에 뒀다. 그것이 핵심이고 가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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