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에서 한달 여행하기
화원출신 주보경씨 해남여행기

▲ 전남도가 추진하는 남도에서 한달 여행하기에 지원한 주보경씨는 2주간 해남을 여행하며 해남의 속살을 SNS에 올렸다.(미황사에서)

 20년 만에 찾아온 해남, 그때는 보지 못했던 많은 것들이 들어온다. 세상을 좀 더 넓게, 조금은 더 여유 있게 바라볼 나이에 찾은 해남을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한적함이었다.  
대흥사에서 느낀 한적함, 예전엔 몰랐던 느낌이다. 여행자의 입장에선 한적함이란 끝없는 매력이다. 많은 이가 찾지 않아 고요함과 한적함을 맘껏 누릴 수 있는 기회, 그러나 나의 고향 해남이라는 입장에선 아쉬움이었다.
북평 해월루와 동해저수지 풍경은 숨어있는 보물이었다. 피낭시에의 고구빵과 송지의 전복빵은 아이디어가 너무 좋았고 값도 저렴해 좋았다.
화원 매월리 등대의 석양빛은 글로 표현하기 힘든 붉은 빛의 선물이었다.
나의 고향 해남의 속살을 더 많이 들여다보기 위해 우수영문화마을도 찾았고 해남종합병원에서 열린 목수-이세일전, 북평면 오산에서 열린 가수 하림의 할머니 바다 콘서트도 봤다.
난 화원면 금평리에서 할머니와 단둘이 살았다. 화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대학을 가기 전까지 나의 무대는 해남이었다. 
전남도에서 남도한달 여행하기에 지원해 해남서 2주를 살았다. 북평 차경리 함박골에 짐을 풀고 해남 곳곳을 다니며 영상과 여행후기를 작성해 SNS에 올렸다. 반응이 좋다.
해남엔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는 것이 너무도 많았다. 어릴 적 추억과 버무리며 감상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나의 해남추억 대부분은 할머니이다. 할머니가 아프셨을 때 남편과 함께 할머니 집에서 1년간 머문 적이 있다. 저녁에 돌아오면 마루에 비닐봉지가 항상 놓여 있었다. 동네 할머니 중 누군가 놓고 간 수확물이다. 농촌은 그런 곳이었다.
할머니에 대한 동경과 그리움, 하림의 할머니바다 콘서트는 나에게 할머니를 다시 불러내게 했다. 하림은 할머니바다를 통해 할머니를 다시 불러내고 할머니의 존재를 문화로 확장시키며 음악과 로컬과의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 음악이 로컬을 만나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그는 실험 중이었다.
나도 할머니를 주제로 한 창작작업을 하고 있다. 20년째 할머니 관련 이야기를 낙서하듯 기록한다. 그 결실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나도 모른다. 내가 어디에 있든 돌아가신 할머니는 언제나 화원 금평마을에서 어린 나와 함께 계신다.
나의 최종 종착지는 해남이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지금도 해남으로 돌아온 나를 그려본다.
주보경(38)씨는 프리랜서 방송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남도에서 한 달 여행하기’는 전남 곳곳의 관광자원 홍보와 재방문 유도 등으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전남도가 추진하는 사업이다.
주보경씨는 이 사업에 지원해 2주간 해남 곳곳을 여행하며 여행후기를 SNS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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