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 전체에는 1,100채에 넘는 빈 주택이 있다고 한다. 이 빈 집들은 1년 이상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곳을 말한다. 한 때 한 가족의 단란한 웃음을 기억하고 있을 이 빈집은 오래 방치돼 마을 사람들도 가까이 가기를 꺼려하는 흉가로 전락했다.
해남읍내의 빈 주택은 31채이며 이중 철거해야 할 곳은 16채, 활용 가능한 곳은 15채로 파악되고 있다.
빈 상가의 공실률은 집계가 되지 않아 정확한 실태 파악이 어렵지만 구 롯데리아 인근과 매일시장 주변으로 다소 분포된 것으로 보인다.
해남읍에 아파트 단지가 대단위로 들어서면서 과거 상권의 중심이었던 곳이 구도심이 되고 구교리권과 터미널 인근이 신도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주거 밀집지역으로 상권이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음식점과 주점은 구교리권으로 이동해 새로운 밤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상권의 이동은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이는 구도심이 돼버린 읍내 중심가의 상가 공실률이 더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진다. 군 농협 뒤로는 녹색디자인거리가 조성돼 있다. 이곳에서는 가끔 버스킹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단기간에 인위적인 힘으로 거리를 바꾸기는 힘들다. 이곳은 어찌됐건 오랜 세월 경제와 문화에서 해남의 중심이었다.
각 지자체는 도시재생을 비어있는 건물 활용에서 찾는다.
농협군지부 녹색디자인 거리는 해남의 문화거리로 조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거리 버스킹도 그 예일 수 있다. 그러나 더 적극적인 노력은 구 중심지의 비어있는 상권들을 공공의 문화공간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해남군에서 전세를 얻어 예술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하나의 예일 것이다.
요즘 문화 트렌드는 찾아가는 문화가 아닌 삶 속에서 거리에서 만나는 문화이다. 한때 해남군이 빈 점포 창업지원 사업을 펼친 적이 있다. 그러나 문화영역은 공적영역이다. 비어있는 상가를 해남의 문화공간으로 끌어들이는 일에 고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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