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소비 둔화로 한돈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계절에 따른 자연 요인과 미투운동으로 회식 자제, 음주단속 강화, 경기 둔화, 돼지고기 수입 등의 사회적인 요인 등이 겹치면서 음식점에서 삼겹살 소비가 줄어들었다. 여기에 인체에 무해하다고 하는 ASF 발병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좀처럼 돼지고기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렇게 소비가 위축되면서 생산농가가 출하하는 돼지 생체 값은 절반 가까이 떨어졌지만 정작 소비자들이 먹는 삼겹살 값은 그대로인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유통과정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육가공업체가 하락 폭을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폭리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돼지 지육 가격이 1kg 당 2,700원까지 바닥을 치기도 했다. 부위별로 가격 차이는 있겠지만 음식점의 100g 단위로 환산하면 270원 꼴이다. 음식점 메뉴판이 1,200원에서 2,000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4배에서 4배 정도 차이가 난다. 발골과 부위별 가공이라는 필수적인 공정도 필요하겠지만 이는 모두 복잡한 유통과정에서 기인한 것이다. 한돈농가에서는 1kg당 4,500원이 생산단가라고 한다. 
해남의 한돈농가는 규모화된 곳이 40여 곳이며, 50여마리 내외의 영세농가도 다수이다. 사육되고 있는 돼지는 총 12만여 두이며 약 5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해남한돈협회는 소비촉진을 위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ASF의 우리말 표기조차 금기시 해가며 돼지고기 이미지 회복에 고심하고 있다. 군 또한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돼지고기 소비에 힘을 보태고 있어 돼지고기 가격은 점차 회복세에 있는 실정이다.
해남은 대표적인 농군이다. 돼지고기뿐만 아니라 각종 농산물 또한 비슷한 유통 과정을 거치면서 생산가와 소비자가에는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복잡한 유통과정이 개선되지 않는 한 매번 반복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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