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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과 소통의 터에서 희망의 새순이 자란다
김석천/전 교사  |  53402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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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16  17:3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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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천(전 교사)

“여보, 거시기 있어?” 
이렇게 아리송한 말을 아내는 별 장애가 없이 알아듣는다. ‘거시기’라는 애매모호한 말이 소통이 되는 까닭은 둘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공감(共感)의 사전적 의미는 ‘남의 감정, 의견, 주장 따위에 대해 자기도 그렇다고 느낌 또는 그렇게 느끼는 기분’이며 소통(疏通)은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이다.
소통하기 위해서는 공감 능력이 중요하다. 다니엘 핑크는 ‘미래 인재의 6가지 조건’ 중 하나로 공감 능력을 제시한 바 있다. 배우 메릴 스트립의 말처럼 공감 능력은 인류가 받은 훌륭한 선물일 것이다. 공감 능력은 보편적 언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문제의 상당 부분은 통하지 않아서 생기고 그로 인해 고통 받고 불행해한다.
우리에게 소통의 부재라는 말이 낯설지 않다. 우리 사회가 소통이 어려운 것은 아마 익숙한 독재와 오랜 권위주의의 영향일 것이다. 정권 유지를 위해 ‘일치단결’과 ‘무조건 애국’만을 강요받았고 ‘일방적 지시’가 주를 이루었던 시대를 살아왔으니 말이다. 과거엔 가정에서도 어른의 말에는 의견을 제시하지 않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졌다. 그렇게 살아 온 습관이 익숙해져 나와 의견이 다른 타인을 받아들일 여유가 없는 것이다.
주체와 객체 사이에는 언제나 빈틈이 있게 마련이다. 빈틈을 메우려는 노력이 없이는 소통이 되지 않는 법이다. 사람은 저마다 생각이 다르다. 예컨대 ‘+’ 기호가 그려진 카드를 보여주고 무엇이 가장 먼저 생각나느냐고 묻는다면 아마 수학자는 “덧셈”이, 산부인과 의사는 “배꼽”이, 목사는 “십자가”가, 교통경찰은 “사거리”가 떠오를 것이라고 유추(類推)한다. 아마 간호사는 “적십자”라고 하고, 약사는 “녹십자”라고 말하기가 쉬울 것이다. 모두가 자기 입장에서 바라보기 때문이다. 이청득심(以聽得心)이라는 말처럼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의 서로 다른 의견들이 존중되고 수렴되어질 때 비로소 소통이 되고 창의력과 경쟁력을 발휘하게 된다.
내 방식만을 주장할 때 소통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기에 소통은 유연함에서 나온다.
방송인 신동엽의 말하는 방식은 특이하다고 한다. 그는 한번 말하고 두 번 듣고 세 번 맞장구치는 방식으로 방송을 진행한단다. 판소리에서 고수가 창자의 흥을 돋우기 위해 추임새를 삽입하는 것처럼 적절한 시점에서 감탄사와 질문을 가미한 추임새를 넣는다. 그러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헤집고 들어가 결국은 속내를 드러내게 하고야 마는 기술은 상대에게 다가서려는 무망(務望)한 노력에서 터득한 기술이리라. 방송을 보면 재치와 개그가 뒤섞인 그러면서도 상대방이 감추고 있던 공간을 줄여나가는 기술이 그에게 있는 것이다.
사회 곳곳에 불통과 대립이 만연되어 있다. 세상은 참 많이 변했고 발전했건만 정치권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불통의 대명사다. 나라는 안팎으로 위기가 가중되고 있는 때에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당리당략과 자기주장이 통하지 않으면 몽니를 부리고 꼼수나 두면서 소통이 안 된다고 한다.
공감이 없는 말잔치, 그건 오히려 거짓을 감추기 위한 명목(名目)일 것이다. 불통하는 물길은 당연히 썩는다. 통(通)하지 않으면 통(痛)하는 법이다. 대문이 열려야 마당과 골목이 연결된다. 공감은 소통을 낳고 소통의 문이 열릴 때 희망의 새순이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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