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에서 쏘아 올린 농민수당이 전국을 흔들었다는 기사가 포털사이트 메인을 차지했다. 제도도입 과정과 결과를 잘 알고 있기에 그러한 칭찬에 동의하고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애초 이 제도에 대한 설계에 어느 정도 관여했던 이로써 해남 농민수당에 대한 현재적 상황에 대한 소회를 몇 가지 적어보고자 한다.
먼저 농민수당 도입의 애초 취지에 대해 얼마나 충실한가이다. 시혜적, 규모화된 농정을 개별농민 중심의 농정으로 변화해야 농정의 적폐를 끊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취지였다.
그러면서 현재 지역농정을 농민들과 협의하는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다. 대상과 금액 등 도입과정에서 제기됐던 부분을 현재 농정을 뒤돌아보고 더 확대 발전시키기 위한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해남은 그러한 협치체계를 만들지 못했다. 전남도는 <농정혁신위원회>라는 협치체계를 만들어냈다.
다음으로 마을 공동체 복원을 통해 지역 소멸위기에 대응하자는 것이다. 농업의 공익성을 생산으로만 편협하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근원인 마을을 활성화시키자는 것이다. 우리는 마을 활동가 육성 등을 창의적인 마을교육 사업을 통해서 마을 공동체 스스로가 농업, 농촌의 공익성을 강화하고 활성화시킬 자주적 결정을 할 것으로 보았다.
전남도 농어민 공익수당 조례에 마을교육에 대한 항을 별도로 두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장흥군은 강사단 육성 사업을 마을 활동가 육성 사업과 연계해 이미 진행했다.
과연 해남의 상황은 어떠한가?
마지막으로 지역화폐를 통한 지원으로 농민수당 자체가 별도의 공익성을 가져야 한다는 점과 농민수당이 지역 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농민정책 뿐만 아니라 지역정책이라는 점이다.
지역화폐를 통해 지역순환경제구조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지역 소상공인들의 소득이 증가하는 역할을 진행하고 이것이 바탕이 돼 지역경제 공동체의 활성화로 지역소멸에 대응하자는 취지. 이 또한 과연 제도적으로 어떠한지 뒤돌아봐야 한다. 지역화폐가 가장 활발한 경기도는 지역마다 연매출액 10억~50억 이하 소상공인만을 가맹점으로 받는 논의가 가장 활발하다.
해남의 경우 올해 농협의 가맹 여부를 임시적으로 논의를 중지시켜 놓은 정도로 알고 있다. 이 정도로는 안 된다. 명확한 기준으로 가맹점을 지정하고 화폐의 쏠림현상을 없애줘야 한다. 화폐가 어느 한 업체나 지역에 쏠리는 순간 지역화폐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분명한 해남군의 입장이 필요한 이유이다.
과연 해남 농민수당은 이러한 원초적 질문에 충분하다고 답할 수 있는가? 농민을 대상화시키는 시혜적 제도가 아님을 확인시킬 수 있는가?
애초 전국 최초로 도입을 했지만 22개 시장군수들과의 협의 결과 때문에 농민수당 제도 자체를 축소하면서도 이해해 달라고 하는 해남군의 입장을 보면서 이후 확대 발전하기보다는 또다시 보여주기식 제도로 전락하지 않을지부터 걱정된다.
농민수당은 농민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지역 소멸과 WTO개도국 지위 포기에 맞선 정책이다. 더욱 확대 강화시킬 해남군과 지역민들의 분발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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