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 신흥리 용막심 할머니
주택 전소로 빚만 남게 돼

▲ 새해 첫날 송지 신흥리 용막심 할머니 집이 전기 누전으로 화재가 발생, 건물 형태만 남기고 집안은 모두 전소됐다.

 “다 타버리고 달랑 입고 있던 옷밖에 없어요. 낮에는 회관에서 마을 사람들이랑 이야기도 하고 지내지만, 밤이면 막막해요. 제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런 벌을 받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이러다 징역 가는 것은 아닌지.”
용막심(74) 할머니는 뭐라도 하나 건져볼까 하고 잿더미가 된 집안을 뒤적여 보지만 건질 게 하나도 없더라고 말했다.
새해 첫날인 지난 1월1일 낮 12시경 송지면 용막심 할머니 집에 화재가 발생해 12.5평짜리 조립식 주택이 전소됐다. 원인은 전기 합선으로 추정되며, 재산 피해는 4000만원 정도로 추산된다.
새해 첫날 마을회관에서 놀고 있을 때라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보금자리를 잃어버린 용 할머니는 의지할 곳이 없다. 현재는 마을에서 마을회관 방 한 칸을 내주고 청년회와 부녀회에서 마을기금을 내놔 근근이 생활하고 있다.
용 할머니는 7~8년 전에 지금의 집을 지었다. 한때 새마을지도자로도 활동했지만, 유방암, 허리, 무릎 수술 등으로 일을 할 수가 없어 벌이도 없는 상태다. 딸 둘이 있지만 지원은 전혀 받지 못하고 있으며, 그나마 차상위자 수급도 사위의 취업과 퇴직에 따라 지원됐다 끊겼다를 반복했다. 지금은 수급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 큰 걱정은 지난해 큰딸 내외가 남원으로 귀농을 하면서 딸 내외에 의지하려고 지난해 8월 인천에 사는 사람에게 4000만원에 집을 팔고 잔금까지 다 받은 상태라는 점이다.
당시 계약으로는 올해 8월에 집을 비워주는 조건이었다. 현재로서는 남의 건물을 관리하다 화재가 발생했기에 빚마저 진 상태가 된 것이다.
용 할머니는 온정을 베풀어준 마을 주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이사를 가려고 해서 벌을 받은 것 같다며, 이곳에서 살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기 누전이 전소로 이어진 것은 송지에 하나뿐인 소방서가 다른 곳에 불을 끄러 가는 바람에 화재 진압이 늦어졌고, 마을사람들이 불을 끄려 했지만 조립식 보온재로 쓰이는 스티로폼이 내뿜는 유독가스 때문에 접근할 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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