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연명(해남문인협회 회원)

노년의 세모
 

야속하다
또 한해가 저무는 구나
벌겋게 눈물 먹은 낙조를 바라보니
만감에 사로잡혀
나도야 눈물이 돌고 긴 한숨이어라.

새해를 맞을 때마다
가슴 그득히 부풀었던 새파란 기대
두 주먹 불끈 거머쥔 새빨간 다짐
모두야 덧없고 메아리 없는
아우성이었다.

또 보내야 하는 노년의 세모
하늘은 언제나 우수에 젖었고
거리엔 적막만이 감돌고 있었다.

또 무료한 새김질만이
내 여생일지라도
하늘이 내게 주신 이 귀한 생명
오늘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리라.

 

 

보금자리


우리집

한 평생 살아온 때 묻은 고가(古家)
지금은 기다림이 없는 쓸쓸한 공가(空家)

집안 구석구석 박혀있는
당신의 진한 흔적 따슨 숨결!

그래 그래…
여가 영원한 내 보금자리지야.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