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가 사랑하는 삼산주조장
3대 잇는 한홍희·이혜옥 부부

▲ 3대째 대를 잇고 잇는 삼산주조장 한홍희 사장은 두륜탁주는 여전히 서민과 함께한다고 말했다.

 그 옛날 막걸리통을 매달고 논길을 달리던 짐발이 자전거. 저녁이면 배달 삼촌들의 고된 코골이 소리에 기둥이 휘청거렸다. 그 시절 배달부가 열둘일 정도로 누구나 즐겨 마시던 막걸리는 여전히 해남농부가 사랑하는 막걸리다. 
주조장에서 태어나 막걸리 익는 소리를 듣고 자랐던 한홍희씨는 고향에 돌아와 가업 삼산주조장을 이어받았다. 어머니 이중자(90)씨가 혼자선 힘들다며 가업을 이어주길 바랐고 이에 한씨가 3대를 잇게 됐다. 
농부들이 더운 여름날 새참으로 시원하게 걸치던 막걸리 맛. 그 맛을 잊지 못해 찾는 이들이 지금도 여전히 많다. 대를 이어도 두륜탁주 맛은 변함이 없다. 목 넘김이 부드러우며 아무리 먹어도 다음날 머리가 개운한 걸로 유명하다. 
예로부터 두륜산 맑은 물을 이용해 술맛이 깔끔하다. 대를 이어 내려온 비법을 고수하며 당귀를 넣어 술을 빚는 게 특징이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몸에 좋은 당귀는 탁주 맛을 살리고 이에 막걸리를 마셔본 사람들은 술에서 삼의 향이 난단다. 
대흥사에서 두륜탁주를 마신 손님들이 술에 ‘산삼을 넣었냐’, ‘더덕을 넣었냐’며 삼이 들어간 술을 보내달라는 주문도 많다. 
삼산주조장은 변함없는 맛뿐 아니라 가격도 그대로 지키고 있다. 한씨는 ‘탁주는 서민들이 마시는 술이다. 비싼 술을 만들려 하지 마라’는 어머니의 말씀을 늘 마음에 새긴다. 10년이 넘도록 가격은 변함없다. 750ml 1300원, 1700ml 2500원이다. 저렴한 가격에 놀라고 맛에 놀란다.  
삼산주조장은 전통식품 산업화 지원사업을 통해 주조장을 신축했고 현대화 설비를 들였다. 기존 건물을 유지하고 싶었으나 1935년에 지어진 건물이라 원형보존이 어려워 신축할 수밖에 없었다. 옛날 건물의 모습은 그림으로 남아 벽에 걸려있다.
새로 지어진 건물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쉼터가 있다. 한홍희·이혜옥 부부가 꿈꾼 ‘쉬어가는 주조장’이다. 간단하게 막걸리 빚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또 1970년대부터 술을 빚던 항아리는 이제 테이블이 돼 누구나 잠시 서서 마실 수 있도록 마당에 자리 잡고 있다. 봄이 오면 사람들이 편하게 들러 막걸리를 마시는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 
한편, 한씨는 해남 한눈에 반한 쌀로 빚는 술을 연구하고 있다. 이르면 오는 4월 출시될 예정이며 로컬푸드 매장에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삼산주조장 : 534-5507 / 삼산면 고산로 5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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