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닭 키우며 농사풍경 촬영 
화산 25살 청년농부 박재훈

▲ 해남으로 귀농해 소·닭 키우며 농사짓는 박재훈씨는 농촌이야기를 영상에 담고 있다.

 해남으로 귀농해 좌충우돌 농촌이야기를 영상에 담는 청년이 있다. ‘시골훈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화산면 송산리 박재훈(25)씨다. 
박씨는 강원도 정선에서 나고 자랐지만, 2017년 아버지의 고향이자 할아버지가 계시는 해남에 내려왔다. 농촌이 좋아 이곳에서 살고 싶은 마음에서다. 박씨는 동물을 키우고 자연에서 소박한 행복을 느끼고자 해남에 왔다.
영상에는 송아지가 태어나는 순간을 담기도 하고, 닭들을 인터뷰하는 재미난 모습도 있다. 밭에서 고구마를 수확하고 이웃 할머니를 위해 감나무를 정리하기도 한다. 소박하지만 시골에서만 볼 수 있는 순간을 영상에 담는다. 
시골에선 모든 게 어렵고 좌충우돌이지만 재미있다는 청년은 해맑은 미소를 보인다. 청년농부의 고군분투기를 좋아해 구독한 사람들이 벌써 2,300명이다. 영상을 보면 ‘좌충우돌’, ‘고군분투’, ‘도전’, ‘실패’라는 단어들이 떠오른다. 쉽지 않았지만 재미있는 지난 3년이었단다. 
박씨는 홀로 농사를 짓던 할아버지를 도와 농사를 시작했다. 농업전문대학을 졸업한 그는 해남에서 밤호박, 고사리, 고구마 등 다양한 작물에 도전했다. 지난해에는 할아버지가 내준 밭 1,800평에 고구마를 심었는데 표면이 거무스름하고 수확하면서 깨져 하나도 팔지 못했다. 도전과 실패의 연속이지만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는 생각으로 또 도전한단다. 
박씨는 마을에서도 사랑을 받는 동네 청년이다. 핸드폰이 안 될 때, 문제가 생길 때면 꼭 박씨에게 연락을 준다. 마을회관에 물이 떨어지면 대흥사에서 길러오고, 잘 걸리지 않는 경운기 시동도 걸고. 눈이 오면 길을 쓴다.
박씨는 “친손주처럼 생각해주시는 마을어르신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어 행복하다”며 “젊은 사람 한 명이 마을 분위기를 밝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우사업에서 미래 비전을 꿈꾼 박씨는 영농후계자 자금을 대출받아 화산면 송산리에 축사를 지었다. 현재 소 26마리를 키우고 있으며, 앞으로 두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또 올해 밤호박 농사를 위해 모종을 키우고 있다. 
그는 “초심을 잃지 않고 세상에 물들지 않는 청년이 되고 싶다”며 “아이들이 장래희망으로 농부를 꿈꾸는 데 도움이 되는 농부를 꿈꾼다”고 말했다.
올해 귀농 4년 차인 그는 시골생활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있다며 앞으로 염소와 벌을 키우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앞으로도 그의 좌충우돌 농촌이야기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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