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잉커피스토리 이슬씨
할 수 있다고 격려해주세요

▲ 카페 ‘쿠잉커피스토리’를 운영하는 이슬씨는 해남카페들 내에서 가장 어린 카페지기이다.

 해남 평균 나이 50대, 기성세대가 된 해남사회에서 20대의 삶은 기성세대의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그러나 마음 한 켠에선 또래 세대만의 ‘공감거리’에 배고픔을 느낀다.  
이슬(25)씨는 지난해 조선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어머니 이영자(49)씨가 운영하던 카페 ‘쿠잉커피스토리(Cooing coffee story)’를 이어받았다. 숱하게 생겨나는 해남카페들 내에서 가장 어린 카페지기이다. 
일요일 하루를 제외하고 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10시에서 오후 10시까지 카페를 운영하기에 카페에서 ‘일하다’라는 표현 대신 ‘산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그가 카페에서 가장 많이 만나는 층은 주로 40·50대 이상. 해남읍 외곽에 위치하다보니 자동차를 이용하는 층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고객층을 고려해 커피, 대추차, 검은콩 라떼, 홍삼라떼, 백향과차 등 건강메뉴가 많다.
젊은 층이 드문 해남에서 그가 가장 어려워하는 것도 사람 대하는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 해남에서 줄 곳 자랐기에 부모 세대 이상 연배의 손님도 자연스럽게 대하고 어려운 메뉴 이름도 쉽게 설명해 준다. 
20대인 이슬씨도 여느 청년들과 같이 로맨틱 코메디(이하 ‘로코’) 장르를 좋아한다. 최근에는 공효진 주연의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을 재밌게 봤단다. 로코를 좋아하듯 이씨의 톡톡 튀는 발랄함이 말투에도 묻어있다. 
그는 해남고등학교 학생회장이라는 경력답게, 지역 청년의 삶을 공유할 수 있는 카페 공간을 상상한다고 말했다. 
심오한 주제보다는 일상을 나누며 친목을 다질 수 있는 모임, 로코도 좋고 여행도 좋고 또래가 느끼는 감성을 공유하는 만남을 가지고 싶다고 했다. 모임에 참석할 인원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 한 사람의 세계관이 서로의 삶으로 녹아지고 또 서로의 관계 속에서 성장의 열매가 익어가듯 또래간의 만남 그 자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부족한 지역 사회에서, 가게를 운영한다는 것이 어른들의 시각에는 낯설게 보일 것 같아요. 청년들에게 잘 할 수 있다고, 격려해주시고 지켜봐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평균나이 50대인 해남, 젊은 층이 적은 해남에서 또래와의 만남은 자연스러운 만남보단 계획되고 의도돼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 속에서 살아야 하는 20대 청년에게 해남은 어떤 빛깔로 비춰질까. 그들의 작은 움직임과 소망이 늙어가는 해남이 아닌 익어가는 해남을 만들어가는 것은 아닐까.  
쿠잉커피스토리 : 해남읍 중앙1로 492 /536-7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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