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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산과 들 누비며 봄나물 캔다
조아름 기자  |  53402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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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3.23  16: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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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담배도 사주고 좋아 
80세 남창장 서여자 할머니

 
   
▲ 60년 남창장 터줏대감인 서여자 할머니 좌판 앞에도 봄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남창장에도 봄이 훌쩍 찾아왔다. 60년 동안 남창장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북평면 동해리 서여자(80) 할머니 앞에도 봄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할머니는 꼬박 이틀간 산과 들녘을 다니며 이날 팔 나물을 뜯었단다. 
논에서 부드러운 돌미나리를 뜯고 논둑에서 달래와 냉이를 캤다. 또 동해리 산에 올라가 이맘때 얼굴을 내미는 머위도 따왔다. 산자락을 따라 올라가면 부들부들한 머위가 한 가득이란다. 풋마늘도 봄이면 남쪽지방에서는 찾아 먹는 별미다.
서여자 할머니는 “겨울 내내 땅속에 있다 봄을 맞아 나온 것들이 얼마나 영양이 많겠소. 봄에는 봄나물이 최고여”라고 말했다. 
이번 장에는 달래, 돌미나리, 머위, 냉이, 풋마늘, 쪽파, 시금치, 갓 등을 준비해왔다. 하나둘 준비하다 보니 이렇게 장거리가 많아졌단다. 
완도가 고향인 서 할머니는 ‘완도댁’이라고 불린다. 북평면 동해리에 시집와 22살부터 계절마다 나는 나물, 채소들을 수확해 남창장과 완도장을 오가며 팔았다. 60여 년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부지런하게 일하며 집안 살림을 꾸렸단다. 
아침 일찍 장거리를 가지고 손님을 기다리던 서 할머니. 오늘따라 손님이 없다며 “오메 이렇게 많이 해왔는디 어쩐다냐”며 걱정을 하다 9시께 마수걸이를 했다. 할머니는 나물 만원어치를 팔고 나서야 한시름을 놓고 웃는다. 
지나는 손님들을 맞이하면서도 손은 부지런히 쪽파 껍질을 깐다. 이렇게 찾아온 손님들이 고마워 수고해서 깐 쪽파 한 줌을 덤으로 넣어준다. 그렇게 시장에선 따듯한 정이 오간다. 
서 할머니는 “장에 다니는 게 재미있제. 요것 팔아다가 우리 아들 담배도 한 번씩 사주고 고기도 사다 먹지라”고 말한다. 
서 할머니 옆에는 장터 짝꿍 김중지(81) 할머니가 언제나 자리를 잡는다. 매번 장거리를 많이 해오다가 오늘은 상추만 해왔다는 김 할머니는 세 사람에게 팔고 일찍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 할머니는 “오늘 번 돈으로 돔 생선을 살라요”하며 장 구경을 떠났다. 할머니들에게 장은 사랑방이자 놀이터다. 간만에 만나 안부를 묻고 수다를 나누는 자리, 살아있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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