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 요양보호사 신승미씨
거동불편 노인들의 벗

▲ 북일면 요양보호사 신승미씨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족욕이라고 말한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종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북일면에서 요양보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신승미(52)씨. 신 씨는 매일 3명의 대상자를 요양보호 하는데, 신씨의 도움을 받아야만 움직임이 가능한 어르신들이다. 특히 한 어르신은 뇌졸중으로 편마비가 와서 침대에서만 생활을 하고 있어 신씨의 방문이 세상과의 만남 그 자체다. 
우울증까지 앓았던 어르신은 신씨를 만나면서 삶이 변했다. 신씨의 도움으로 움직일 수 있고 외출할 수 있기에 신씨와의 만남을 가장 기다린다. 그리고 요즘 “살맛난다”는 말을 한다. 
북일면에서 꼼꼼하고 야문 요양보호사로 통하는 신씨는 보통 한 대상자 당 2~3시간의 요양보호를 하는데, 집안 정리와 세안, 면도, 머리 감기기 등이다. 또 반찬을 한 가지씩 만들고 식사를 챙겨드린다. 
특히 어르신들이 ‘족욕’을 좋아해 바깥 산책하기 전에 족욕을 해드린다.
또 보호자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집안 정리보다는 대상자가 몸을 움직이고 외출하길 원해 날이 좋으면 매번 집 주변을 산책한다. 
어르신들은 집안에서 밖으로 나오기까지 15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모든 과정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굳은 발을 천천히 움직이고, 이마저 어려울 때면 신씨가 직접 손으로 발을 앞으로 떼어줘 한 걸음씩 옮긴다. 
신씨는 “전문적으로 공부했기 때문에 경직된 근육을 움직이기까지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을 이해한다. 나또한 한발 발을 떼기까지 기다리고 참는 것을 배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신씨는 남편과 경기도에서 터를 잡고 살다 건강을 찾아 고향으로 내려왔다. 
고향은 북일면 내동으로, 내려와 살다보니 공기부터 남달랐다고 한다. 알레르기 천식이 있던 신씨는 도시에서 미세먼지가 심할 때면 약을 먹어야 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약을 찾지 않을 만큼 건강이 좋아졌다. 또 땅을 밟고 텃밭을 가꾸며 마당에서 바다가 훤히 보이는 시골에서의 삶에 만족하고 있다. 
귀촌을 준비하면서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딴 그는 지난해부터 요양보호 일을 시작했다. 
신씨는 어르신들을 일으키고 지지하다 보니 무릎과 발목에 부담이 많아 한 달 동안 치료를 받기도 했다. 특히 남자어르신들을 돌보는 일에 체력이 많이 소요된다.
그는 “어르신들이 나를 기다리는 것에 감사하다”며 “생이 남은 동안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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