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가댁의 비밀스런 보물
녹우당 종가음식보존연구회

▲ 녹우당 보물인 600년 된 씨간장이 ‘녹우당 종가음식 전수자’인 윤영덕씨와 녹우당 종가음식보존연구회 회원들에게 처음으로 공개됐다.

 600년 된 녹우당의 씨간장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종가의 씨간장은 한 집안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것으로, 해남윤씨 종갓집의 씨간장은 더욱 역사와 의미가 깊다. 한 종택에서 21대가 살아오며, 600년을 지켜온 종가이기에 장맛도 그대로 내려왔다. 
그동안 녹우당 씨간장은 노종부 김은수씨에게로 이어져 왔다.
연로한 노종부의 가르침을 받으며 올해 처음으로 ‘녹우당 종가음식 전수자’인 윤영덕씨와 녹우당 종가음식보존연구회 회원들이 장을 담갔다. 
예로부터 녹우당은 부정 타지 말라는 의미에서 장을 정월 손 없는 날, 마지막 날을 받아 담가왔다. 메주를 담근 항아리에는 볏짚으로 새끼를 꼬아 두르는데, 이때 새끼를 왼쪽으로 꼬아야 액막이가 된다. 
과거에 장은 맛으로 집안의 길흉을 점치기도 했기 때문에 집안의 중요한 보물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비밀스럽게 이어온 녹우당 장 담그기 과정이 이날 공개됐다.   
전수자 윤영덕씨는 “녹우당의 장 가르기는 종부님만 하신 일로 모든 예를 갖추고 해야 한다. 장맛이 그 집안의 음식 맛을 좌우하는 만큼 그동안 장을 담근 날은 누구에게도 개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녹우당에서 장 가르기를 했다. 한 달 전에 담근 새 된장을 항아리에 담는다. 작년에 담근 장을 600년 된 씨간장에 가득 채우고, 새 장을 끓여 남은 작년 장에 부어 덧장을 만들었다. 매년 묵은 간장을 씨간장에 부어 오랜 세월 그 맛을 이어왔던 것이다. 
녹우당 장맛을 지켜주고 있는 씨간장은 600년의 역사를 가졌다. 그만큼 장맛이 깊다. 짜지 않고 단맛이 나며, 깊은 감칠맛이 난다. 
씨간장은 엿물을 달여 놓은 것처럼 끈적하다. 녹우당 씨간장은 시제와 제사에 꼭 올릴 만큼 집안 대대로 중요하게 생각해온 종가의 보물이다. 
윤영덕씨는 “녹우당 종가음식은 600년 동안 비밀스럽게 숨겨져 온 해남의 보물이라고 생각한다”며 “600년 동안 전통 그대로 유지돼 온 녹우당 음식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해도 손색이 없기에 해남 음식문화의 중심이 되도록 보존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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