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하나가 섬 사람들의 일상을 바꿔놓기는 했지만, 아직도 임하도에 가면 육지에서 볼 수 없는 볼거리와 먹거리가 많다.
살며시 눈을 감고 우수영 사이를 오가던 배를 아련하게 회상할 수 있는 곳, 다리가 놓이면서 주말을 이용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임하도에 가면 금방 잡아 올린 숭어회를 선상이나 임하도 뒤편 나무 그늘 아래서 즐길 수 있다.
작은 모래사장을 거닐다가 바위에 달라붙은 가시리(해초, 톳의 일종)를 뜯을 수도 있고, 썰물 때 드러나는 길을 따라 작은 섬까지 걸어볼 수도 있다. 특히 임하도 해변을 걸을 때는 발밑을 조심해야 하는데 이유는 바위에 다닥다닥 달라붙은 고동들이 발에 밟혀 비명을 지르며 터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여름꽃인 원추리는 분홍빛 꽃봉오리가 올라와 한여름을 실감케 하고 있는데, 나리꽃도 금방 꽃을 피울 것으로 보인다. 등대에서 이어지는 산책로는 알맞게 자란 소나무 그늘 사이로 양쪽 바다를 조망할 수 있어, 잠시 일상에 찌든 머리를 식힐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임하도 주변은 어종이 다양해 찌든 일상을 탈피하고 싶은 사람들이 조용히 들렀다 가는 곳이다. 목포에서 왔다는 양상렬·신태도씨는 아예 작은 낚싯배를 임하도에 정박시켜놓고 가끔 들러서 선상 낚시를 즐긴다고 한다. 임하도에서는 감성돔, 놀래미, 우럭, 아나고(장어)를 잡을 수 있는데 지금은 아나고 철이고 감성돔은 가을이 그 철이다. 이번 주말은 임하도 다리를 건너 펄떡이는 숭어의 맛을 보러 떠나자. 박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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