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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이후 첫 원정 16강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남아공으로 떠난 대표팀을 응원한 지역민들은 반드시 16강에 오르기를 희망하며 해남군민광장을 비롯해 집과 직장, 식당 등에 모여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군민광장 잔디밭에서는 해남JC(회장 고성동)와 해남군축구협회(회장 김성찬)가 설치한 대형 스크린 아래서 1000(해남JC 추정)여명의 군민들이 붉은 티셔츠에 붉은 악마 뿔을 달고 막대 풍선을 흔들며 경기 시작(저녁 8시30분) 2시간 전부터 모여들어 월드컵 열기를 실감케 했다.
전반 7분 이정수 선수의 첫 골이 들어가자 군민광장은 그야말로 흥분의 도가니 속으로 빠져들었다. 시종 그리스를 힘차게 밀어붙이는 태극전사들의 기운에 이입돼 손을 불끈 쥔 응원단은 골이 터질 듯 터지지 않는 경기를 보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후반 7분 상대 수비수의 공을 가로챈 박지성이 벼락 같은 쐐기 골을 터뜨리자 모두 일어나 대~한민국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이날 행사는 시종 질서정연한 가운데 치러졌으며, 자신이 버린 쓰레기는 자신이 다시 줍는 성숙한 군민의식을 보여줬다.
해남JC 고성동 회장도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많은 군민들이 모여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만큼 2차전은 더욱 많은 축구팬들이 모여들 것으로 예상돼 만반의 준비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거리 응원에 나서지 않은 군민들은 대형TV가 설치된 호프집을 찾거나 일찌감치 저녁을 챙겨 먹고 집 거실에 앉아 텔레비전 앞에 모여 경기를 지켜봤다. 특히 아파트 밀집지역에선 한국팀의 골이 터질 때마다 일제히“우와, 만세”하는 함성이 터져나왔다.
읍 구교리 팀스호프를 찾은 개최국 남아공 출신 마크(30)씨는“11일 개막전을 인근 지역에 사는 남아공 친구들과 함께 응원했는데, 한국 친구들도 남아공의 선전을 응원해 줬다”며 “오늘은 반대로 대한민국을 응원해 주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며 선툰 목소리로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대흥사 상가 내 패밀리모텔은 월드컵 응원까지 할 수 있는 모텔 패키지를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패밀리모텔은 저녁 식사를 무료로 제공했고, 4인 이상 객실은 무조건 무료로 개방했으며, 선착순 50명에게는 붉은 악마 티셔츠를 증정했다.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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