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환 군수 당선자가 고천암 생태공원 조성과 관련해 군민들의 의견을 재수렴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으로서 현재 타당성 조사가 실시되고 있는 고천암 풍력단지조성사업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천암 자연생태공원 조성은 김충식 전군수 때 의욕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사업으로 2020년까지 총 220억원이 투자되는 대형 사업이다. 올해부터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었던 이 사업은 농어촌공사에서 고천암에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히고 나서자 일단 중단됐다.
고천암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은 이명박 정부 들어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 일환으로 지난해 말 제기됐었다. 오는 12월까지 타당성 조사가 실시될 예정인 고천암 풍력발전단지 조성 사업은 이곳에 200여기의 풍력발전소를 설치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따라서 군은 용역까지 마친 고천암 생태공원조성 사업이 풍력발전단지조성 계획으로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풍력발전단지 타당성조사가 완료되는 12월에 그 내용을 보고 다시 계획을 수립해야한다는 것이다.
해남군에서 추진하는 고천암자연생태공원 조성사업과 농어촌공사에서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려는 고천암 풍력발전단지조성사업에 대해 환경단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자연생태공원 조성사업은 시설위주의 사업이지 그 속에 있는 철새와 각종 야생동물들의 안식처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겨울철에만 오는 철새를 보기위해 그 많은 예산과 시설을 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고천암의 갈대숲과 철새를 감상할 수 있도록 시야를 열어주는 것 외에 별다른 시설이 필요할 것인가 하는 의문인 것이다. 또한 철새들이 이곳에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겨울철에는 논에 물을 담아두고 곡식 낟알을 남기는 등의 생물종다양성 예산을 세우는 것이 고천암 생태를 보존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이와 함께 야생동물들의 죽음의 장소가 돼 버린 수로 등을 다시 재공사하고 고천암호의 수질을 개선할 수 있는 해수유통이 인간과 자연이 공생하는 길이라는 것이다.
또한 농어촌공사에서 계획 중인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은 청정에너지 생산이라는 측면 외에 가창오리떼의 서식지를 훼손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고천암 개발과 관련해 환경단체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박철환군수 당선자는 아무리 국책사업이라고 해도 지역에 도움이 되지 않고 군민들이 반대하면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밝혀 재논의가 다시 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하나의 사업을 결정하는데 있어 숱한 토론을 거쳐 결과를 도출하겠다는 박 당선자의 의지도 고천암 개발의 논의가 불가피함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다.
친환경과 생태도시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 장기적인 측면에서 지역경쟁력을 살리는 길이기에 시급한 결정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토론의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지역에서 이뤄진 숱한 사업들이 조정과정을 거치기보다는 촉박한 사업기간만을 따져 결정하는 경우가 많아 이번 고천암 개발과 관련해서는 토론과 조정의 힘에 무게를 실었으면 하는 바람이 큰 게 사실이다. 특히 고천암 개발도 생태와 환경이라는 해남 이미지에 맞게 설계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박영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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