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군민의 선택은 이번에도 ‘2번’이었다. 계속된 ‘2번’의 선택이 과연 축배일지 독배일지는 군수 당선자의 4년 임기를 지켜봐야한다.
필자는 지난해 가을, 해남읍내 한 음식점에서 있었던 선후배 모임좌석에서, “강진에는 황OO이 있지만, 우리 해남에는 김OO이 있다”라는 화두를 던져본 적이 있다. 군수직책의 중요성과 군수의 경쟁력에 대한 담론을 갖고자하는 의도였다. 이제 해남 군민이 “강진에는 황주홍이 있다지만, 우리 해남에도 박철환이 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다시 들춰내 본 것이다.
군수의 권위가 하늘을 찌를 때 독배가 다가오게 된다. 군수직을 ‘대접받는 자리’로 착각할 때 독배의 잔이 커진다. 군수가 내부 조직원들의 충성 경쟁을 즐길 때도 독배가 슬며시 자리 잡는다. 국회의원도 부러워한다는 군수권력에 도취될 때도 독배가 다가온다.
군수가 논공행상으로 하사한(?) 소위 ‘완장’에 포위돼 인사, 공사 및 납품, 용역과 민원비리 등에 휩싸일 경우 결국 독배를 마시게 됨은 주지의 사실이다.
박 당선자가 “사람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해남을 만들겠습니다”라고 공약했던바, 이러한 공약다짐을 박 당선자의 입에 두지 않고, 머리와 가슴에 새겨둔다면 해남의 축배가 보이게 될 것이다.
박 당선자가 최근 공직사회를 향해 현장을 살피라는 등 심도 높은 변화와 개혁을 주문했다는 소식도 축배를 예비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박 당선자가 실적보다는 내실을, 개발보다는 보존을 강조했다는 소식에서도 축배의 모습을 읽을 수 있다.
이와 같이 박 당선자는 해남의 축배를 준비하겠다라는 필요조건을 체득하고 있음이 엿보이는바, 이제 축배를 키워가고 다져가는 충분조건도 준비해야할 것이다.
첫째, 후보 시 이미 공약으로 제시한 군정청렴위원회와 군청인사위원회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보장해야 한다. 주민참여형 재정운영도 슬기롭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둘째, 친인척을 비롯한 개국공신(?)에 해당하는 측근들에 의해 울타리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하고, 군민들의 소리를 직접 듣는 보청기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셋째, 공무원 조직의 관료성, 조직 속에 내재된 파벌성, 그리고 행정정보를 독점하려는 높은 문턱과 장벽을 혁파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잘 뭉치는 3대 조직을 해병전우회와 호남향우회, 고려대향우회라 한다.
하지만 때로는 이보다 더 잘 뭉치는 조직이 공무원조직일수도 있는바, 그 장벽을 뛰어넘어야한다는 것이다. 내부자 고발을 불의와 배반으로 규정하는 조직은 우리 사회에 많이 존재한다.
그러나 내부자 고발이 전혀 없는 조직은 독배의 싹이 커져 그 조직의 위기를 가져온다. 천안함사건의 감사보고서가 이를 증명한다.
이제 박 당선자는 ‘2번’에 의한 군수당선을 조상과 개인의 영광과 명예쯤으로 생각하는 단견을 접어야 할 때다. 선발투수가 아닌 구원투수의 자세로 나서야 한다. 반쪽의 승리를 완전한 승리로 이끌어, 해남군민에게 축배를 건네야 한다.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