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은 자기 몸을 태우며 어둠을 밝힌다.
소금은 자기 몸을 녹여 음식에 간을 맞추고, 생선과 고기 등의 부패를 막아준다. 모든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촛불과 소금이다.
1597년 정유재란 당시 우수영 울돌목 전투에서 13척의 배로 왜선 130여척을 침몰시킨 수군들과 의병 대부분이 해남과 진도 농민들이었다.
만년불훼의 고장 해남 대흥사에 유물을 보존토록 한 서산대사는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5만여 승병을 일으켜 왜군의 침략을 막아냈다.
101년 전인 1909년 7월9일 새벽 4시경 대흥사 심적암에서 일본군에 몰살당한 해남출신 황두일 의병장과 60여명의 항일의병, 6명의 스님들도 촛불과 소금이었다. 일본군은 이때 심적암과 요사채를 전소시켜 버렸다.
1919년 3.1 기미 독립선언에 참여한 33인중 한분이자 그해 서대문 형무소에서 옥사한 옥천출신 지강 양한묵 선생도 마찬가지다.
같은 해 4월21일부터 일어난 해남읍 장날 만세운동에 참여한 이들과 우수영 장날에 독립 만세를 외치다 체포된 74명도 있다.
1931~1934년까지 3년 동안 전남 9개 군에서 조직된 전국최대의 독립운동 조직인전남운동협의회 사건 참여자도 촛불과 소금이다. 이 사건으로 558명이 체포되고 그 중 57명(해남출신 17명)이 구속됐다.
이렇게 촛불과 소금 같은 이들의 희생으로 우리 조국은 해방을 맞았다.
조국이 해방된 지도 어언 65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지도 62년이 지났다. 이렇게 해남에서 일어났던 항일독립운동으로 몸 바치신 선열들의 희생과 애국애족 정신을 젊은 세대에게 전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 우리는 종교적인 이념을 떠나 심적암을 복원하고 항일독립운동을 펼치다 희생된 수백 명의 해남출신 선열들의 애국정신을 길이 보존할 필요가 있다. 또한 그 분들의 명예회복과 위령사업을 펼치는 것도 우리의 과제다.
오는 7월9일 오전 10시 해남예술회관 다목적실에서 항일 독립운동 희생자159명에 대한 해남군민 합동위령제가 거행된다. 군민여러분의 많은 참석과 성원을 바란다. 문의 : 535-2151. 011-253-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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