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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 시계가 확 트인 산이면 금호도를 권하고 싶다. 금호 마을에서 산두 마을로 넘어가는 산길은 가파른 언덕을 넘으면 평탄한 길이 400여 미터쯤 이어진다.
걸을수록 나무 사이로 금호호가 한 꺼풀씩 속살을 보이다 산두 마을 근처에 이르면 시원하게 알몸을 드러낸다. 호수의 수면을 타고 오는 시원한 바람이 그저 상쾌하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을 적당한 높이에서 내려다보이는 호수는 마음을 터놓은 친구처럼 정답기만 하다. 한참을 호수를 바라보고 서있노라면 잘디 잔 일상의 번민은 사라지고 호수를 닮아 마음이 넓어진다.
낚시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금호방조제 낚시를 권하고 싶다. 금호방조제는 우럭, 감성돔, 숭어 등이 많이 잡혀 평일에도 낚시꾼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영암 삼호에서 왔다는 김승진씨는 3시간만에 40~50cm급 숭어 6마리를 잡았다며, 1주일에 한번꼴로 이곳을 찾는다고 했다.
고기를 잡지 못했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바로 인근 별암리에 횟집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파인비치 골프장이 들어서면서 별암리의 횟집에는 유명인을 비롯한 관광객들이 모여들고 있다. 시골이라 직접 재배한 농산물이 식탁에 오르고, 싱싱한 횟감이 있어 관광객들의 미각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한편 금호도는 1996년 영산강사업단이 산이~화원 간 방조제를 만들기 전까지는 섬이었다. 인공으로 조성된 금호호에는 붕어, 동자개, 뱀장어 등 미식가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내수면 어종이 서식하고 있다.
박태정 기자/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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