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미황사에서는 목탁소리 독경소리 대신 때 아닌 탈춤 장단이 울렸다. 산사를 찾은 관객도 스님도 모두 춤꾼들의 익살과 해학에 눈물을 질끔거리며 웃어댔다. 승속과 남녀노소를 떠나 인간 본연의 문화적 향수를 누릴 수 있었던 날이었다.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목탈(목요 탈춤)패들이 벌인 이날 공연은 사상좌춤, 팔목중춤, 미얄과장, 문둥북춤, 원양반춤 등으로 전개됐다. 우리네 마당극은 관객과 연희자가 소통하는 양식인데, 이날 공연도 막간에 관객을 끌어들여 즉석 노래자랑을 펼쳐 대동마당을 펼쳤다.
연희자들의 군무가 끝나자 관객들도 저마다 만들어둔 탈을 쓰고 연희자와 하나가 돼 자하루가 떠들썩하도록 춤판을 벌였다.
미황사 주지 금강스님은 자하루 자리는 절 아래 마을 사람들이 매년 계모임을 하던 장소라며, 건물이 들어섰지만 그 때를 회상하며 절과 절 아래 모든 사람들이 소통하는 장을 만들고 싶어 탈춤공연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박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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