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일면 내동마을 바닷가에 위치한 이 집 마당은 온통 항아리이다.
길가에서도 높다랗게 쌓아올린 항아리가 눈에 띄고 항아리 외부에 각종 조개껍질과 하얀 접시로 글씨와 무늬를 새긴 점도 웃음을 짓게 한다. 조개껍질로 표현한 꿈과 바람, 구름, 별, 인어이야기 등의 글씨
그곳에는 옛 것이 있다. 또한 이색적이고 독창적인 무언가가 있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아이들과 함께 이색적이어서 조금은 낯선 느낌이 드는 그런 집을 찾아가볼 것을 권하고 싶다. 가 이 집 주인의 낭만성을 읽게 해 준다.
그 많은 갖가지 항아리를 어디서 모았는지, 주인은 항아리를 그냥 놔두질 않는다. 항아리와 항아리를 서로 맞대 쌓고 항아리 외벽을 소라와 조개껍질, 접시로 무늬를 꾸미고 항아리 안에 수련을 키우는 등 숱한 볼거리를 만들어 낸다.
좁은 마당에 가득한 항아리 군락. 항아리만 있으면 단조로웠을까. 주인은 항아리 사이에 갖가지 돌확과 돌 여물통, 옛 리어카, 폐선, 앙증맞은 분재 등을 집어넣었다. 폐선 안에다 수련을 키우고 지게 위에 분재화분을 올려 마당에 생기를 넣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 집 마당은 숱한 물건들이 진열돼 있는데도 정돈된 느낌이다. 주인 나름의 조형적인 예술감각을 살려 물건들을 진열해 놓았기 때문이다.
이 집의 대표적인 진열물은 항아리다. 그러나 항아리 외에도 옛 것이 너무도 많다. 짐발 자전거부터 재봉틀, 각종 농기구 등이 민속 박물관을 방불케 한다.
마당뿐 아니다. 집안에도 온통 옛 것들의 전시장이다. 도자기와 희귀한 물품 등 종류가 1500여 가지나 된다고 하니 민속박물관이 따로 없는 셈이다.
이 집은 변오승씨가 3년 전에 구입해 그가 10년 동안 모아온 옛 생활용품으로 꾸며져 있다. 강진에서 생활하고 있는 그는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는다.
평소 옛것을 수집하는 것이 취미인 그는 내동마을 전경에 매료되었는데 마침 바닷가에 빈 집이 있어 고민 없이 사들였다. 그리고 작은 민속촌을 만든 것이다.
지금은 조금씩 알려져 구경 오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는 이 집은 평소 문이 잠겨있다. 그러나 문패에 주인의 전화번호가 적혀있어 전화를 걸면 열쇠가 있는 곳을 가르쳐 준다. 누구나 보고 싶으면 구경할 수 있는 집이다.
김희중 기자/
해남우리신문
wonmok76@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