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아름다운 아줌마가 너무 좋아’라는 말은 트로트 가사이다. 그 노래를 들을 때마다 너무도 맞다, 어쩌면 그렇게 적절히 잘 표현했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더 솔직히 말한다면 가슴이 절절하기까지하다. 내가 아는 50대 중반의 아줌마가 있다. 그녀의 직업은 장애인 활동보조원이다. 그녀는 사람에 대한 흡인력이 강해서인지 한 번 인연을 맺은 장애인들과는 금방 가족이 된다. 장애인이 원하는 것이면 만사 제쳐 놓고 달려가는 그녀, 어디 그뿐인가. 가족 챙기랴, 주변 사람 챙기랴, 남편 직장 동료 챙기랴, 친정 엄마 챙기랴, 그야말로 정신이 없다. 삶이 고단할 것 같은데도 언제나 에너지가 넘친다. 어찌 이 같은 모습이 이 여성만의 생활이겠는가. 이 시대 모든 아줌마들의 일상생활일 것이다.
해남에는 참 건강한 여성들이 많다. 가족을 챙기면서도 주변과 지역을 위해 활동하는 여성들이 해남만큼 많은 곳이 또 어디 있을까하는 생각이 자주 든다. 그러면서도 자신에 대한 가치를 높이는 일에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직장을 다니면서 대학과 대학원을 다니는 아줌마도 수없이 많고, 청소년 상담에서부터 부부상담, 좋은 부모 되기 상담사 등 아줌마들의 활동영역도 넓다. 책과 보험을 취급하는 설계사들의 활동도 눈이 부시다. 자신들의 상품에 대해 프로근성을 갖고 숱한 사람들을 대하는 그녀들의 태도에 박수갈채를 보낸 이들도 많다. 최근 들어 해남에서 여성 CEO들의 성장도 눈에 띈다. 각각의 분야에서 경제 전문가로 커가는 아줌마들을 볼 때마다 같은 여성으로서 긍지를 느낀다.
그런데 이들 여성들의 공통점은 항상 자신보다는 지역이라는 더 넓은 틀을 생각한다는 것이다. 비판을 앞세우기보다는 가능성 위주의 열린 사고로 타인을 배려해준다는 점도 동일하다. 일하는 사람이 건강하듯 일하는 여성 또한 건강하다는 반증인 셈이다.
이왕 시작한 김에 아줌마 예찬을 더 해보자. 해남에서 열리는 큰 대회나 행사 등에 아줌마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마을단위 행사에서도 차 봉사와 음식장만 등에 여성들의 손이 가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여성들의 봉사활동은 읍단위를 넘어 면단위에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면사무소나 농협에서 추진하는 행사도 여성들의 참여가 있어야 비로소 빛을 발한다. 이러한 아줌마들의 활동은 전국적인 현상이겠지만 유독 해남에서 더 활발하다. 더 넓은 세상을 향하려는 자세, 무엇인가 더 배우고 사회에 더 헌신하려는 해남 아줌마들의 자세는 대륙적 기질인 해남의 토양에서 비롯됐으리라.
어쩌면 꽃보다 더 아름다운 아줌마라는 노래 가사는 해남 아줌마들을 지칭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착각 아닌 착각을 하면서 2010년에도 해남 아줌마들의 눈부신 활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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