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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의 재료는 싱싱한 멸치를 구입해 5~6월쯤 젓갈을 담아 응달에서 서서히 발효시킨다. 그 후 저온저장고에 보관해 3년을 숙성시킨 뒤 액상 상태가 된 것을 쓴다. 새우젓은 전혀 쓰지 않기 때문에 전라도 특유의 묵은지 참맛을 느낄 수 있다.
고추, 마늘, 무, 파, 갓 등의 양념류는 무농약으로 직접 재배한 것만 사용한다. 깔끔함을 유지하기 위해 무와 청각은 분쇄기에 갈아 넣고, 파와 갓은 알맞게 썰어 넣는다. 다시마와 연잎, 연뿌리를 넣어 끓인 국물에 찹쌀죽을 끓이는데, 연잎과 연뿌리가 들어가는 이유는 멸치젓 특유의 냄새를 중화시키기 위함이란다. 한방에 의하면 연은 정화능력이 뛰어난 식물로 알려져 있다.
오씨는 작년 2000포기의 김치를 담아 올 6월부터 시판 중이다. 향우들의 소개로 서울, 부산, 포항, 김해 등지의 한정식당과 직거래를 하고 있다는 오씨는 3년 된 묵은지는 깊은 맛은 있지만 아삭거리는 맛은 좀 떨어진다고 말한다. 오 씨의 묵은지는 한정식당에서는 주로 홍어 삼합용으로 쓰이며, 일반 식당에서는 김치찌개용으로 쓰인다. 아삭한 맛으로 밥과 함께 먹을 수 있는 김치는 1년산이다. 연을 직접 재배하고 있는 오씨의 연 사랑은 김치에서 끝나지 않아 간장으로도 이어진다. 간장에 연근과 연잎을 넣으면 곰팡이가 슬지 않아 변질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웃에도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다.
자신과 자녀들이 먹기 때문에 농약을 전혀 쓰지 않는다는 오 씨는 친환경인증을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몰라 인증을 받지 못했지만, 이미 3년 전부터 김치에 들어가는 모든 양념을 무농약으로 재배하고 있다. 무농약 배추라 포기가 크지는 않지만, 자체에서 단맛이 나오기 때문에 단맛을 위해 화학조미료는 전혀 쓰지 않는다. 오 씨는 음식의 맛이 제각각이듯 그 음식을 먹고 사는 사람의 성격도 음식의 맛을 따라간다며, 전라도 사람의 진중함은 묵은지의 깊은 맛과 연관이 있다고 했다.
오 씨는 올해부터는 된장장아찌도 상품화시키려고 하는데, 맛이 좋다는 지인들의 성화에 양을 늘려 무, 깻잎, 고추, 고춧잎 등의 장아찌도 생산하겠다고 했다.
대산마을은 임진왜란 때 순국한 정운 장군의 출생지이며, 후손인 하동정씨들이 사는 마을이기도 하다. 박태정 기자/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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