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아름다운 대자연을 테마로, 느림의 철학을 접목한 제주올레는 현재 21개 코스가 개발돼 운영 중이다.
땅끝해남은 국토순례 첫 출발지로 연 1만5000명에서 2만명에 이른 순례객이 찾는다.
땅끝에서 출발하는 국토순례는 극기훈련 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차도를 걷는 위험성과 코스의 단조로움 때문에 청소년 및 단체의 극기훈련 이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황사 금강스님은 땅끝의 옛길을 복원하면 제주올레보다 더 나은 코스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해안선을 따라 걷는 땅끝 옛길은 땅끝바다의 아름다움과 함께 곡선의 해안선과 산, 들녘을 스쳐가는 코스라 리듬과 다양성이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곳 옛길은 땅끝마을에서 출발해 송지 갈산마을을 거쳐 소죽리로 이어지는 코스다. 땅끝에서 갈산마을로 이어지는 코스는 바닷가 길이면서도 산길이어서 명상코스로 적격이다. 인적이 전혀 없어 조용히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길인데다 서쪽바다와 남쪽바다가 만나는 지점인 댈기미는 파도소리에 부딪히는 자갈들의 하모니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조용한 해안선을 지나면 아름다운 해변인 송호리가 나온다. 송호리에서 황토테마촌 부지까지의 길도 아름답다. 초소가 있는 이 길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조금만 손질하면 유명한 코스가 될 것이다.
다음은 송정리 숲 바닷길과 드라마 허준 유배지인 중리까지의 길이며 이곳에서는 썰물 때 증도까지 이어지는 바닷길을 걸을 수 있다. 조개잡이 체험장인 대죽리에서 소죽까지의 해안 길도 좋다.
미황사 금강스님은 땅끝 옛길복원은 조금만 신경 쓰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땅끝의 이미지인 명상과 희망 등을 느낄 수 있는 코스라며, 땅끝 옛길이 복원되면 전국의 순례코스로 떠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땅끝 옛길은 해안가 뿐 아니라 미황사로 이어지는 코스도 있다. 소죽리에서 미황사로 이어지는 산길과 함께 땅끝에서 테마파크, 도솔암, 미황사 부도전으로 이어지는 천년의 숲길도 또 하나의 옛길이다. 제주도 올레가 다양한 코스를 개발해 순례객들이 선택해 걸을 수 있듯 땅끝길도 다양한 옛길이 있다는 것이다.
제주 올레가 바다도 보고 산도 보고 민가를 돌고 들녘을 걷듯 땅끝 옛길복원도 그러한 맛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자동차 길로부터 벗어나 여유를 가지고 자연을 감상하며 느림의 미학을 간직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영자 기자/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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