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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면 월강 마을의 땅끝전통옹기(대표 유영채)가 가마에 불을 붙였다.
유영채 대표가 스승인 양성남(65) 씨와 의기투합해 올해 해남에 옹기공장을 차린 것이다.
제대 후 지금껏 옹기만을 빚어왔다는 유 씨는 올해로 38년 간 옹기와 함께 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옹기의 주력품은 8말들이이다. 주로 장류업체에서 주문해 가는 옹기는 실제 한두 말 정도 더 넉넉하게 제작을 한단다.
고무다라처럼 펑퍼짐한 소래는 지름이 1m로 뜨거운 물이 식지 않아 욕조로 쓰기도 한다. 쌀통으로 쓰는 1말들이 옹기는 유약을 바르지 않고 구워낸다. 유약을 바르지 않으면 빨간색을 띠는데, 조그마한 간극을 통해 옹기가 숨을 쉬기 때문에 1년을 두어도 쌀이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이곳에서는 김치나 고추장을 담을 수 있는 자그마한 고추장 단지, 그 외에 간장병, 술호리병, 접시, 공기, 대접, 화분, 화병 등 다양한 종류의 생활 옹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스승과 제자가 나란히 옹기를 빚고 있는 작업실에 들어섰다. 진공토련기에서 공기가 제거된 진흙이 가래떡처럼 빠져나온다. 적당한 크기로 자른 다음 물레를 돌린다. 20여분만에 뚝딱 2말들이 옹기가 빚어진다. 8말들이는 30분이면 빚어진다. 그러나 경탄할 것은 시간만이 아니다. 개량 도구 없이 수작업으로만 빚어내는데도 그 크기가 일정하다는 것이다. 오랜 숙련이 아니고서는 힘든 일이다. 작업실에서는 선풍기나 에어컨을 켤 수가 없다. 진흙이 말라버리기 때문, 그래서 장인의 얼굴에서는 굵은 땀방울이 연신 흘러내린다.
이렇게 빚어진 옹기는 그늘에서 하루를 말린 후 유약을 바른다. 유약이 마르면 가마로 옮겨지고 1250도에서 10시간 정도를 구워내면 쇳소리를 내는 단단한 옹기로 탄생하게 된다.
현재 땅끝전통옹기가 보유하고 있는 가마는 한번에 8말들이 옹기 6개를 구워낼 수 있는 소형 가스가마이다. 스승 양 씨와 유 대표는 부지 선정이 되면 한번에 300개까지 구워낼 수 있는 대형 대포가마(장작가마)를 만들 계획이란다.
양 씨는 좋은 옹기를 고르는 방법으로 고온에서 구워진 거무스름한 색의 옹기를 추천한다.
제대로 된 옹기는 섭씨 1250도 이상에서 구워지는데, 고온에서 구운 옹기일수록 검은 빛을 낸다고 한다.
땅끝전통옹기에서는 500년 된 옹기 유약을 그대로 쓰고 있다. 유약에는 나무재가 필수적인데, 지금은 재를 구할 수 없어 산에서 솔잎을 긁어다 태워 유약 재료로 쓰고 있다.
땅끝전통옹기 533-6381
박태정 기자/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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