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익힌 열무김치와 막걸리 식초로 버무린 문저리 회무침. 막걸리 한잔에 회무침 한 입, 따뜻한 보리밥에 비벼먹는 그 달콤한 신맛. 결코 잊지 못한다.
화원면 청룡리 카도식당. 일명 둥글레집으로 통하는 이 집은 요즘 문저리회무침을 먹기 위한 사람들로 늘 붐빈다.
오죽 맛이 좋으면 서울과 광주에서 택배로 주문을 하겠는가. 생선 횟감을 택배로 보낸다는 말은 들었어도 열무지에 버무린 완성된 회무침까지 택배로 보낸다니.
목포 등지에서 찾아오는 손님 맞으랴, 대도시에서 주문해온 택배물량 대랴, 도대체 눈코 뜰 새 없는 카도식당은 가게 이름도 재미있다. 옛날 3거리를 도는 커브길에 위치해 있어 카브길하던 것이 카도가 되었고, 가게를 시작할 때 태어난 막내둥이 얼굴이 동그랗게 생겼다고 해 둥글레집이라 부르기도 했단다.
39년째 이곳에서 각종 회무침으로 손님을 맞고 있는 박종심(73)할머니, 지금은 막내 며느리인 편지은(37)씨와 가게를 운영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손맛은 변함이 없다.
카도식당의 맛은 막걸리 식초와 장맛에서 나오는데, 할머니가 직접 담근다. 여기에 할머니만의 장인정신도 한 몫 한다. 장사 시작 때부터 지금까지 같은 사람에게만 생선을 산다. 그 사람이 대는 생선이 떨어지면 그 횟감은 팔지 않는다. 카도식당에는 계절마다 파는 회무침도 다르다. 여름에는 문저리, 가을에는 전어, 겨울에는 갑오징어 회무침. 갑오징어와 전어는 무와 미나리로 버무린다.
카도식당은 옛 선술집 모양이다. 둥그런 양은 식탁에 빙 둘러 앉아 소주며 막걸리 기울이는 모양이 영락없이 잔술 파는 가게 모습이다.
화원의 명물로 자리잡은 카도식당. 허술한 농촌시골 선술집인 이 식당은 할머니의 인심과 맛에 반한 사람들의 사랑방이자 든든한 먹거리 집이다. 김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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