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만큼 좋은 것은 없습니다. 특히 혼자 사는 독거노인들에겐 더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
북평면 서홍마을 장이순(48)씨는 북평면 일대에서 웃음전도사로 통한다. 언뜻 보면 작은 체구에 숫기도 없어 보이지만 그녀는 누구보다 쾌활하고 항상 웃는 얼굴로 사람들을 대한다.
자신이 직접 논농사를 지으면서도 자활센터 노인 돌봄 서비스 도우미로 나서고 있는 그녀는 일요일을 제외한 일주일에 6일은 독거노인들을 찾아 웃음을 선물하고 있다. 최고의 노인 돌봄 도우미는 독거노인 가정에 찾아가 청소해주고 밥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행복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라는 그녀는 일반적인 유머를 비롯해 시시콜콜한 사생활까지 숨김없이 대화를 한다고.
‘할머니 오늘 날씨는 어떻다’부터 시작해‘자식이 뭔 필요여 내가 자식이제’하고 위로하면 할머니들은‘그려 자네 말이 맞어. 자네가 최고여’라고 화답한단다. 여기에 장 씨에겐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웃기기 위한 그녀만의 필살기가 있다. 노래 실력이 수준급인 그녀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우울해 하면 언제나 상여 앞소리부터 시작해 그녀만의 노래를 흥얼거린다.
여기에 할머니들의 엉거주춤한 모습을 흉내내면 그렇게 좋아할 수 없단다.
노인들이 그녀를 좋아하는 이유는 또 있다. 할아버지들은 곤란하지만 할머니들은 항상 일주일에 2번씩 그녀가 직접 목욕을 시켜주기 때문에 그녀가 오는 날이면 대문 밖까지 불편한 몸을 이끌고 마중 나온다고.
그녀가 북평면의 웃음전도사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딸 역할을 하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 광주가 고향인 그녀는 지금의 남편을 만나 해남에 오게 됐는데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 모두 10여 년 전에 고인이 돼 할머니들을 보면 꼭 내 어머니 같은 생각이 든다고 한다.
그녀는 통증 완화제로 사용되는 모르핀보다 수백 배 강한 것이 웃음이라는 신념으로 노인들이 건강하게 오래 사실 수 있도록 웃음과 행복을 전하는 전도사로 본격적 나서고 있다.
행복은 작은 웃음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그녀는 자신이 즐거워야 보는 사람도 즐거울 수 있다며 얼굴에 미소를 잃지 않는다.
김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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