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 있어 갈등이란 필연이다. 갈등이 없는 사회는 존재하지도 않지만 혹 존재한다면 그 사회는 발전이 없다.
그러나 갈등을 치유하지 못하는 사회 또한 발전하기 어렵다. 갈등을 푸는 과정에서 상생을 배우고 또한 발전방향을 찾기 때문이다.
군부독재 이후 우리사회는 개인이든 집단이든 다양한 욕구들이 분출하고 있다. 개인 의사를 말할 수 있는 자유가 일정정도 허용되면서 분출하기 시작한 다양한 욕구들은 우리사회 민주화가 진일보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조정의 힘과 조정시스템이 취약해 갈등이  생길경우 90% 이상이 법적해결을 모색한다. 이에 반해 유럽은 90%이상이 서로간의 조정을 통해 갈등을 해결해 나간다.
유럽인들은 갈등에 대해 인간과 인간 사이의 신뢰를 강화시키고 사회발전의 기본 축이자 동력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갈등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사회는 비생산적으로 흐르고 이는 사회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하에 독일 홈볼트 대학교는 조정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법학전문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독일은 4000여명에 이른 조정관이 활동하고 있고 독일 16개주 가운데 9개주가 법적소송으로 가기 전에 조정관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이를 아예 법으로 명시해 놓고 있다.
해남에도 다양한 갈등이 존재하고 있다. 황산에 들어서는 건설폐기물 처리장과 화산농협의 갈등, 군수 선거와 관련된 갈등, 뜬섬개발과 관련된 갈등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또한 그동안에도 숱한 갈등들이 있어 왔지만 상호간 조정을 통해 해결된 예는 찾아보기 힘들다. 모두 법적 소송으로 끝을 맺었다. 이런분쟁은 서로간의 갈등만 심화시키고 신뢰가 무너지는 결과를 낳아 지역사회 공동체에 커다란 골을 만들고 만다.
경기도 시화호는 죽음의 호수였다. 그러나 지금은 먹이사슬이 형성돼 철새들이 찾아오는 등 150여종의 동식물들이 보금자리를 틀만큼 살아있는 호수로 변모했다.
시화호의 변모는 환경단체와 행정간의 수년간의 조정과정으로 가능했다. 처음에는 서로 간에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것 같던 민관이 숱한 토론과 만남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내면서 지금의 시화호를 탄생시킨 것이다.
현재 시화호는 사회의 갈등이 어떻게 치유되면서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켰는지에 대한 즉 조정의 힘의 중요성을 보여준 선진사례로 꼽히고 있다.
조정 시스템이 취약하고 조정 과정을 훈련받지 못한 우리 사회에 있어 조정은 모두가 함께 풀어야할 과제인지 모른다.
상대방의 잘못만을 짚을 때 우리사회는 항상 평행선만을 달리게 되고 결국 아무런 도출점 없이 에너지만 소진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인간사회에 풀지 못할 갈등이란 없다. 갈등은 항상 그것을 풀 숙제를 함께 제시하고 또 사람들은 갈등을 치유할 조정의 힘을 가지고 있다.
해남 곳곳에서 이뤄지는 갈등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해남이라는 공동체의 발전과 상호신뢰를 위해 조정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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