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야편(아편)이랑게” 신흥마을 회관에 모여 앉은 할머니들은 밤늦도록 짚공예의 재미에 빠져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회관에 진열해 놓은 짚공예품들을 보니 이미 전문가의 수준을 넘어섰다. 지난해 단풍축제 때는 대흥사측에서 한쪽에 짚공예코너를 마련해줘 직접 판매도 했다는데, 정감어린 짚공예품이라 사람들이 많이 찾더라며, 짭짤한 수입도 올렸다고 한다.
신흥마을은 34가구 87명이 사는 평범한 마을이다. 처음부터 짚공예 재주가 있어 한마을 부녀자들 모두가 짚공예를 하게 된 것은 아니다. 2008년 농촌건강장수마을로 선정된 이후 농업기술센터에서 실시하는 짚공예 교육을 받고난 이후였다. 늘 손을 꼼지락거려야 하기 때문에 치매가 오지 않는다는 짚공예는 이제는 할머니들의 취미 활동이 되어가고 있었다. 실제로 마을 회관에 나올 때는 김밥까지 싸서 나오는 할머니들도 있다.
짚공예는 주로 여름철에 하는데, 겨울에는 짚이 더 까칠해져 손을 다치기 쉽기 때문이란다. 겨울에는 좀 더 부드러운 왕골로 조그마한 광주리에서부터 꽃병, 미투리, 가방 등을 만들어 낸다. 다른 마을은 회관에 모여 화투나 치지만 신흥 마을은 짚공예를 한다며 마을 자랑에 입을 모은다.
김두봉 할아버지는 80세임에도 할머니들 틈에 끼어 짚으로 새끼를 꼬면서 덕석(멍석) 2개를 예약 받았다고 자랑한다. 마을의 짚공예가 알려지면서 다른 지역의 할머니들이 견학도 오고, 학생들이 짚공예 체험을 하러 오기도 한다.
신흥 마을의 짚공예품들은 삼산면사무소에 진열되어 있기도 하다. 김용남(60 여)씨는 마을에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어 회관 옆에 황토방도 만들어 민박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흥 마을에서 만들고 있는 공예품들은 시루밑과 뒤투리, 도리방석, 짚신 달걀꾸리미, 둥우리, 또아리, 장식용 장구 등이 있고, 왕골공예품으로는 둥구미(광주리형태), 가방, 꽃병 등이 있다.
박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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