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면 방축리 발명가
정성수 할아버지
고물상으로 들어오는 폐품은 발명에 필요한 부품이 된다.
부품만 보면 무엇인가를 만들고 싶다는 정성수(70) 할아버지는 사람차, 트랙터, 리어카 등을 고물로 만들었다.
필요한 기계가 있으면 직접 만드는 게 그에게는 당연한 일. 실패도 없었다. 머리에 떠오르면 그대로 만들었다.
화산면 방축리 정성수 할아버지는 잡동사니 발명가로 통한다. 손재주가 워낙 좋아 젊은 시절에는 자전거 수리 및 비행기 바퀴 펑크 일을 했다. 보험사에서 펑크 일을 맡아서 하다 보니 지금은 고물상만 운영한다.
정씨는 “내가 연구를 하면 머리에 하얀 것이 떠오르는데,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져서 그대로 만들면 된다”며 “어디서 본 적도 없지만 매일 연구해서 떠오르는 대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모든 발명은 필요에서 시작됐다. 정씨는 폐전선은 가격이 싸기에 두꺼운 피복을 벗겨 구리선으로 팔았고 이를 위해 피복을 벗기는 기계, 즉 ‘폐전선 탈피기’를 발명했다.
두 달에 걸쳐 완성된 폐전선 탈피기는 경운기와 이앙기에서 나온 부품을 재활용했다. 파란색으로 페인트칠을 해서 멋스러움도 챙겼다.
정씨는 지금도 이 기계로 폐전선 피복을 벗긴다. 구리값이 싸졌다고 하지만, 전선으로 파는 것보다 구리선이 훨씬 비싸다.
아내 추태연(69)씨도 발명가 남편이 자랑스럽다. 아내는 옥상에서 떨어져 큰 수술을 받았고 이에 정씨는 고물을 팔아 병원비를 충당했다. 몸은 건강해졌지만, 금방 까먹는 아내를 위해 정씨는 물건마다 큼지막하게 글씨를 적어놨다.
정씨는 폐품수집이 용이한 짐칸이 넓은 자전거 일명 ‘사람차’도 만들었다. 건강이 안 좋은 아내를 위해 사람이 타고 있으니 주의해 달라는 의미에서 크게 사람차라고 표시도 했다.
정씨는 앞으로도 새로운 발명품을 만들려고 한다. 부품만 보면 새로운 무엇인가를 만들고 싶다는 그는 오늘도 호기심 가득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