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시에 있는 상주고등학교는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생만 빼놓고 모두 자전거를 타고 등하교한다. 학교에서는 주기적으로 자전거 교육을 실시하고 매년 체육대회 때 자전거 느리게 타기 같은 이벤트를 실시한다.
상주 학생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자전거를 타고 다녀 자전거가 곧 생활 자체이다. 상주시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장소와 인도 곳곳에 자전거 보관대를 설치하고 횡단보도는 자전거를 타기 쉽도록 모두 턱을 낮췄다.
상주시 인구는 해남과 비슷한 10만7000명 정도. 그러나 자전거 보유대수는 8만5000여대이다. 자전거 보급률이 전국 최고인 셈이다. 상주시 도심은 63km가 자전거 도로로 개설돼 있는데다 향후 44개 노선 144.9km 도로도 자전거도로로 개설할 계획이다. 또 4차선 이상 도로는 모두 자전거가 다닐 수 있게 할 계획이고 외곽지역은 산악자전거와 레저스포츠, 꽃길 자전거 도로 등이 개설돼 있다.
상주시는 또 2013년까지 낙동강 물길 중 경관이 가장 아름다운 곳에 자전거 나라를 세운다. 낙동강 유역의 생태·문화·관광자원을 연계한 정책으로 시민이 자전거만 있으면 건강과 취미를 만끽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순천만을 통해 생태도시를 지향하는 순천시는 6년 동안 100억원을 들여 동천가꾸기 사업을 추진했다. 수질을 개선하는데도 목적이 있지만 천을 중심으로 생태와 문화·건강을 동시에 챙기기 위한 사업이었다.
시내에서 순천만에 이르는 15.3km 구간 양편으로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를 만들고 무인자전거 터미널을 설치해 1년에 2만원만 내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순천시의 동천 사업은 시민들과 함께 추진한 것으로 매일 5000여명에 이른 시민들이 징검다리 분수와 벽화와 꽃이 어우러진 자연하천을 찾고 이다. 또 두 시간이면 시내에서 공용자전거를 빌려 순천만까지 달려 갯벌을 둘러본 뒤 되돌아온다.
생태도시를 지향하는 순천시는 도심의 기존 차로 폭을 40~50cm 줄여 자전거도로와 인도를 설치하는 도로 다이어트 사업도 벌였다. 도심의 차로를 줄이고 좁힌 대신 자동차의 속도를 제한하는 교통정책도 함께 펴고 있다.
자연·생태에 주목하다 보니 도심도 함께 살아나고 있는 순천시는 생태와 문화라는 두 축으로 도시의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많은 지자체들이 생태와 문화가 있는 도시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상가 간판을 정비하고 사람이 걷기에 가장 편리한 인도, 자전거도로 개설, 문화와 복지가 있는 하천정비 등의 사업은 도시에 생태와 문화를 담고자 하는데서 비롯되고 있다.
해남읍은 사람에게 너무도 공격적인 도시다. 간판과 좁은 인도, 각종 가로시설물 등 사람의 안전과는 거리가 먼데다 도로정책도 철저히 차량위주이다.
최근 들어 신설된 도로들도 차량 위주의 도로정책에서 비롯되고 있다. 느림과 생태를 추구하는 타 지자체와 대별되는 부분이다. 순천시의 경우 차량소통은 최대한 외곽으로 빼내고 도심은 자전거 도로와 인도 등 사람을 위한 도로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해남읍을 생태와 문화가 있는 공간으로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해남읍 전체를 놓고 장기적인 디자인을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생활권의 확장으로 읍 구교리에 위치한 공업지역 이전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또한 해남읍을 새롭게 디자인하는데 있어 대흥사권과 고천암을 아우르는 정책도 필요하다.
전국이 자전거 붐이다. 그러나 해남읍에서 자전거를 탄다는 것은 과한 말로 목숨을 담보해야 한다. 기존의 도로와 인도를 자전거 이용이 가능하도록 디자인할 필요가 있다.
박영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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