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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부터 벌초 대행업을 하고 있는 전재경(38·해남읍)씨는 요즘 성수기를 맞고 있다.
지난 7일에도 삼산 중리 앞산에서 벌초를 하고 있는 그가 하루 소화시킬 수 있는 묘는 다섯 봉 정도. 더 하고 싶지만 너무 힘이 들어 포기한다. 한 봉분 당 걸리는 시간은 1시간 30분. 맡기는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최선의 시간이다.
이번 주말까지가 피크라는 벌초, 다음 주로 넘어가면 풀이 너무 짧아 성묘 때 무덤이 예쁘게 보이지 않는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따라서 벌초는 시기 때문에 많은 양을 받을 수 없단다. 따라서 그가 올 추석해 소화시킬 수 있는 양은 30여 봉이 조금 넘는다.
25톤 덤프트럭을 운전하는 전씨는 3년 전부터 벌초 대행업을 시작했다. 따라서 이 시기가 되면 전 씨의 차에는 예초기와 전정가위, 낫, 갈퀴가 실려 있다. 벌초 도구를 들고 해남 전역의 산을 오른다.
전 씨는 벌초 일은 꺼리는 일 중의 하나라고 한다.
벌에 쏘이거나 뱀에 물리기도 쉽고 남의 묘 벌초를 하면 기를 다 빼앗긴다는 속설 때문이란다. 전 씨는 자신이 맡은 묘는 후손들이 성묘를 왔을 때 기분 좋을 정도로 깔끔하게 일처리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다보니 한번 벌초를 맡겼던 사람들은 다음해에도 또 부탁을 해온다고 한다. 전 씨는 이번 주말까지 벌초 때문에 이른 새벽에 집을 나선다.
박태정 기자/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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