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숙 희(목포과학대 겸임교수)
백 숙 희(목포과학대 겸임교수)

 

 흙 한 줌 없는 시멘트와 아스팔트로 정리된 도심의 골목에서는 과일·생선포장용 스티로폼은 고추, 상추와 같은 작은 식물을 키우기에 알맞은 화분이다. 바닥에 구멍을 뚫어 배수가 잘되게 만든 두부 상자도 흙을 담아 화분으로 쓰기에 좋다.
빈공간, 원래의 쓸모가 사라진 빈자리에 흙을 채운 다양한 용기들은 텃밭이 되고 정원 형태가 만들어진다.
컨테이너(container, 용기容器)는 물건을 담을 수 있는 그릇으로 토양과 식물을 담는 대표적인 화분(pot)이다. 정원에는 일반적인 화분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컨테이너가 있다. 대부분 배수구만 만들어 주면 상자, 식기, 병, 신발, 욕조, 비료포대 그리고 청바지까지도 눈길을 끄는 훌륭한 화분이 된다. 
땅의 표면과 분리된 지면에 크고 작은 컨테이너를 만들고 그 안에 토양을 넣어 새로운 땅을 만들어 식물을 심으면 정원이라 할 수 있다. 컨테이너 정원은 인공지반면이 많은 도시 공간에서 간단하게 정원을 만들어 즐기는 방법으로 BC 3세기 이집트에서 식물을 용기에 담아 키운 것이 시초가 됐다. 컨테이너 정원은 테라스, 발코니, 데크, 현관 및 옥상과 같이 좁거나, 정원을 만들기 어려운 공간 등 장소에 구분 없이 녹색의 공간을 꾸밀 수 있다. 계단에는 꽃 화분을 하나하나 올려놓아 멋진 공간을 연출하기도 한다. 필요에 따라 컨테이너의 위치를 바꿔 정원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고 기존에 있는 식물에 다른 식물을 함께 심는 등 새로운 변화도 가능하다. 제한된 공간과 시간을 갖는 현대인들의 생활양식에 맞는 편리한 방법으로 자연을 가까이 둘 수 있으며, 일상에서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현실 정원의 형태다. 
컨테이너 정원에는 토양이나 식물의 생장을 위한 배지(培地)가 중요하다. 토양을 다양한 방법으로 혼합할 수 있는데 좋은 토양을 혼합할 수 있다는 공통된 특징을 갖는다. 
필수적인 식물 영양소를 공급하면서 적절한 수분을 유지하고, 과도한 수분은 배출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 직접 토양을 혼합해서 사용한다면 상토, 모래나 펄라이트 혼합토, 피트모스 또는 잘 부식된 동물성 거름, 퇴비, 나무 칩 등을 2:1:1로 혼합하면 된다. 
컨테이너는 생육이 불리한 단점이 있어 컨테이너 정원을 조성하려면 정원에 적절한 식물을 선정하고 관수, 시비 등의 관리방법을 설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식물마다 필요한 토양 수분량이 제각각이라서 많은 식물을 한꺼번에 식재하는 정원에서는 모든 식물의 수분 요구량을 다 맞출 수 없다. 
예로 관목류 중 화살나무, 남천, 서양측백나무 등은 15% 정도의 토양수분만 필요하고 무궁화, 피라칸사 등은 20% 이상의 토양수분이 유지돼야 보기 좋은 형태로 자란다. 
식물이 갖는 고유한 형태나 색, 계절별로 지속적인 관상이 가능한 식재, 식물별 생장 환경이 비슷한 종류끼리 조합해야 관리가 쉽다. 그래야 식물 자체가 갖는 생리적 변화와 자라면서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컨테이너 정원의 사례를 들어보면 용인시 에버랜드는 2017년 한 해 동안 글로벌페이 지역에 계절별로 다양한 꽃과 나무를 선보였다. 
강원도 제이드 가든은 유럽의 유명 도시를 닮은 24개소의 아름다운 정원과 계절마다 새로운 3,900여 종류의 꽃과 나무가 있는 명품 수목원, 경기도 아침고요수목은 25년의 역사에 맞는 고향집정원, 고산암석원, 하경정원, 한국주제정원 등 24개의 테마를 가지고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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