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산이 지진 원인 분석
일반적인 지진 특성
산이면 흑두리 일대에서 발생한 잦은 지진을 분석한 결과 대규모 지진의 전조로 보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기상청(청장 김종석)은 지난 1일 최근 산이면 흑두리 지진의 원인과 전망에 대한 지진전문가 회의를 열었다.
이날 전문가들은 2013년 보령해역, 2019년 백령도 주변 지진도 산이 지진처럼 연속 발생했지만 해당 지역에서 대규모 지진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사실을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또한, 산이면 사례처럼 지하 20km 깊이에서 지진이 발생할 경우 에너지가 지표면까지 전달되는 과정에서 급격히 감소하는 경향이 있어, 국민들이 우려하는 수준의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산이에서 발생한 지진의 명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서는 하부단층구조 파악 연구와 함께, 단기간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지진 체계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꼽았다.
그동안 기상청과 학계에서는 산이 흑두리 지진 진앙 주변에 임시지진관측망을 설치해 정밀 관측해왔다. 관측결과 산이 흑두리 지진은 4월26일 이후 총 75회 발생했고 5월9일 이후 현격히 잦아들었다. 기상청은 지진 초기에는 지진 진앙지가 직경 1.2km 내에 분포한 것으로 추정했는데 정밀분석결과 약 500m의 작은 범위에서 집중 분포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어 기상청은 가장 컸던 규모 2.0 이상의 지진에 대한 단층운동 분석결과, 동남동-서북서 또는 북북동-남남서 방향으로 단층이 일어났고 이는 한반도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지진의 특성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전문가들은 해남지진의 발생원인에 대해 특정 짓지 않았으나, 한반도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지진 현상이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지진 발생 깊이 5~15km 전후에 비해 다소 깊은 20km 부근 지점에서 발생한 것에 대해선 주변 지역의 ▲지각 두께 변화 ▲주변과 다른 온도조건 ▲구성물질 등의 요인에 따른 통상적인 지진 발생 체계가 원인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경주·포항 등에서 발생한 지진과 과거 한반도 역사지진 발생 사례를 고려할 때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국내 어느 지역이든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신속한 지진정보 제공을 위해 지진관측망 강화 및 지진조기경보 활용 등 지진재해 경감을 위한 노력이 필요함도 제시했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해남지역 주민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해당 지역의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24시간 365일 지진 감시·통보체계 가동에 만전을 다할 것이다”며 “이와 동시에 보다 명확한 발생원인 규명을 위해 중·장기 연구개발(R&D) 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문가 회의에는 강태섭 교수(부경대), 김광희 교수(부산대), 김성룡 교수(충남대), 이준기 교수(서울대), 조창수 박사(한국지질자원연구원)가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