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생식물 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수련과 연을 떠올린다.
그만큼 우리의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식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생식물에는 물 위에 떠 있는 개구리밥이나 생이가래, 부레옥잠, 물 밑에 뿌리를 내리는 수련과 같은 다양한 식물이 있다. 또 줄기나 뿌리를 물 밑에 내리고 꽃을 피우는 아이리스나 부들도 수생식물이다.
수생식물은 식물 중 물속에서 살아가는 종류를 일컫는다.
수분이 지나치게 많은 토양이나 물속에서는 공기와 산소 부족를 견디는 일이 중요하다. 잎이나 공기뿌리가 공중에 있는 수생식물은 그것으로 산소를 흡수, 줄기나 뿌리 끝까지 산소를 공급한다.
특히, 잎이 수면에 뜨면 육상 식물과 달리 공기에 접하는 부분만 기공이 발달돼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여 광합성을 한다.
물과 함께 공존하는 수련과 연꽃은 닮았으면서도 다른 수생식물이다. 이들은 물과 살아가기 위해 제 나름대로의 생존전략을 가지고 진화해 왔다.
그런데 연꽃과 같이 수생식물들은 물이 좋아서 물속에서 살게 된 것일까? 연 종자는 익은 후 물에 떨어지는데 초기에는 물 위에 둥둥 떠다니다가 흙을 만나면 그곳에 발아를 하게 된다. 만약 이 시기에 흙을 만나지 못하면 물속으로 가라앉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도 수온, 환경, 산소 등의 조건이 맞아야 발아가 가능하다. 수(水)공간 일수록 더욱 높은 산소가 요구되는 것이다.
연꽃의 잎이 물 밖으로 나온 이유는 산소를 모아 뿌리로 내려보내기 위함이다. 또 꽃의 수정을 원활히 하기 위해 개방형의 꽃잎구조를 가지게 됐고 종자를 오래 보관하기 위해 종피를 견고하게 하는 능력 또한 발달돼 있다.
수련은 물속에 산다고 붙여진 이름이 아니라 물속에서 잠만 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水)이 아니라 졸음 수(睡)를 쓴 이유이다. 날이 흐리거나 광합성 조건이 부족해지면 꽃잎을 오므린다 해서 얻어진 이름이다.
사실 수련을 비롯해 일부분의 식물들도 이러한 작용을 하는데 튤립도 같은 과정을 겪는다. 오직 종족번식을 위한 식물의 생존전략인 셈이다. 식충식물이 한번 얻은 곤충을 포기하지 않듯 수정이 필요한 식물은 수정을 위해 찾아온 곤충을 그냥 보내지 않는다.
수련의 종자는 연과 달리 작아서 조류나 어류에 의해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수련은 종속번식을 위해 수정이 되면 서서히 꽃대를 물속으로 잠겨 들어가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게 숨어버린다.
연꽃이 사는 물의 온도는 수온이 20℃가 넘어야 비로소 꽃이 깨어나고 수온이 25℃ 이상일 때 잎의 전개와 꽃대가 올라온다. 연꽃의 종류에 따라 조금의 차이는 있겠으나 발열반응을 통해 식물체의 표면온도보다 4~6℃ 정도 높게 형성, 많은 당분을 축적해 곤충을 유인하는 매개체로 활용하고 있다.
여름철에 그 진가를 발휘하는 연꽃과 수련은 불가(佛家)에서 정화의 의미를 두는데 이는 연꽃과 수련이 자정작용을 하는 수생태의 자원봉사자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소중한 수생태를 연꽃과 수련에 의지하기 보다는 우리의 힘으로 소중하게 지켜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여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