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황 호조에 생산량도 증가
마늘값 이어 연이은 파동
전국적인 과잉생산으로 인한 마늘값 폭락에 이어 수확이 끝난 보리가격도 크게 폭락하면서 농민들의 걱정도 크다.
올해 해남지역 보리 재배면적은 6,200ha로 지난해에 비해 400ha가 늘었다.
현재 비계약재배 보리는 40kg당 2만원대 시세가 형성되고 있고 계약재배 보리는 3만4,000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해남지역 농협계약 물량은 1,600ha, 7,200t으로 전체 보리재배면적의 1/4에 해당한다. 나머지는 비 계약재배 물량이다.
재배물량과 비계약물량 모두 지난해보다 40kg당 3,000원가량 줄었다. 그런데다 해남지역만도 1만t이 과잉 생산돼 비계약재배 보리가격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산이면 한 농민은 “비료와 농약값, 농기계 임대료, 인건비 등 40kg 한 가마니 생산원가는 2만8,000원이 넘는데 수매가가 2만원에 그치고 있다. 소득은 고사하고 생산비도 남지 않아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농민은 “보리를 1만8,000원에 팔아달라는 유통 상인들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그냥 아는 사람들끼리 나눠 먹든지 수확을 포기하든지 해야 할 판이다”고 토로했다.
해남지역 농협들은 올해 비계약재배 보리수매가격 우선지급금을 2만원으로 책정했고, 추후 추가정산을 하며 더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지난해 비계약재배 보리수매가 우선지급금보다 5,000원가량 줄어든 금액이고 추가 지급금까지 더하면 6,000원가량의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그나마 계약재배 농가는 생산비를 보장받을 수 있어 다행이라는 입장이다.
올해 계약재배 물량은 3만400원 선에 책정되고 있다. 지난해 계약재배 보리 수매가는 3만7,000원으로 3,000원가량 줄었지만 생산원가인 2만8,000원보다 높아 생산비만은 보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
보리값 파동은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과잉생산도 문제지만 수입보리의 물량조절 실패 등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정부가 농산물 가격폭락에 대해 산지폐기와 수매비축 등을 통해 농산물가격을 잡고 있지만 벼 후속작 대부분 쌀보리·맥주보리에 한정돼 있어 농산물 생산조정 정책의 한계라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 양곡업자는 “보리가격 파동은 지난 4월부터 꾸준히 제기됐지만 농림부가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또 지난해 5만6,000t을 특별매입해 2023년까지 주정용으로 공급한다고 했는데 올해도 과잉생산으로 주류업계가 매입을 거부해 소비처가 마땅히 없는 상태다”며 “쌀 다음으로 많이 재배되는 작물이 보리인데 사실상 정부의 대책은 전혀 없는 상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