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이 피해 해남전역 급속히 확산
모내기 2~3번, 읍면 피해조사 착수
약품을 살포해도, 매일 주워 담아도 끝없이 늘어나는 우렁이 때문에 해남 전역 들녘이 아우성이다. 농민들도 농약사들도 이와 같은 피해규모는 처음이라는 반응이다.
해남군이 친환경농업을 위해 올해 농가에 지원한 우렁이 예산은 6억원 규모, 그런데 이젠 우렁이를 없애는데 필요한 방제예산을 지원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우렁이 피해가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우렁이를 없애는 방제약 사용 규모도 커지고 있다.
해남읍 한 농약사 관계자는 올해 우렁이 방제약품인 황산동과 키타진입제를 구매하는 농가가 지난해에 비해 2배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 방제약품 값은 200평에 2kg 9,000원이 들어가기에 가격부담이 만만치 않는 데다 방제약품인 황산동은 입자가 굵어 논에 살포하는데도 상당한 애를 먹어 농민들의 노동력도 배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농민들은 제약회사에 뿌리기 좋은 입상으로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고 있지만 황산동은 열을 가하는 순간 순도가 98% 이하로 떨어져 효과가 급감하기에 이도 어려운 실정임도 밝혔다.
우렁이 피해는 해남군으로부터 우렁이를 지원받은 논이 아닌 일반 논에서도 발생하고 있어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현산면 김재봉씨는 자신은 우렁이농법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데 어느 날 갑자기 유입된 우렁이 때문에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밤낮으로 우렁이를 주워 담고 방제약을 살포해도 늘어나는 우렁이를 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산에선 60여 농가에서 우렁이농법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의 논에서 나온 우렁이가 수로를 타고 들어왔다”며 “지원금을 받고 우렁이를 살포했다면 관리도 뒤따라야 하는데 관리부실로 그 피해를 여러 농가들이 입고 있다. 그런데도 책임지는 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우렁이로 인한 피해 호소는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각종 약품을 살포해도 하룻밤 지나면 개울, 도랑, 수로 등에 빨간 우렁이 알이 주렁주렁 달려 있어 엄두가 안 난다는 하소연에서부터 2~3번의 모내기를 하고 있다는 호소도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특히 노인들의 경우 약품값과 약제를 살포해야 하는 노동력 때문에 이를 포기하는 경우도 허다한 상태다.
우렁이 피해가 커지자 해남군은 각 읍면별 피해실태 파악에 이어 예비모판 및 방역약제 지원에 나서고 있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 겨울 따뜻한 기온으로 많은 개체수가 월동한 후 일반답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특히 우렁이를 살포한 농가는 7월 물빼기와 수거 작업을 병행해야 하는데 일부 농가에서 우렁이 관리를 허술하게 해 일반답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약제 방제로 개체수를 줄이고 예비모판을 지원하고 있다. 7월부터는 우렁이 관리 교육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남군은 잡초제거를 위해 우렁이 살포를 지원해 왔다. 그런데 우렁이들이 수로를 따라 다른 논으로 유입돼 어린모를 갉아 먹는 피해는 해마다 일어났다.
특히 지난해 겨울 온도가 평년보다 2도가량 높아지면서 월동 우렁이마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또 여기저기에 알을 낳아 번식하면서 피해는 더욱 확산됐다.
해남군의 올해 우렁이 지원면적은 전체면적 5,020ha로 지난해 5,200ha와 비슷한 수준이며 전체지원 예산은 6억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