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지원금을 받아 우렁이를 사고 또 누군가는 사비를 들여 우렁이를 제거하는 일이 해남 전역 들녘에서 일어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그 피해가 더욱 심각하다.
이번 우렁이 피해는 이미 예견된 사고였다. 이끼를 먹는 토종 우렁이와는 달리 왕우렁이는 거침이 없다. 왕우렁이는 1992년 국내 친환경 농업에 처음 도입됐고 왕성한 식욕과 활동으로 물속 잡초를 먹어 치워 친환경농사에 있어 제초제의 대안으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실제적으로 농림부의 2017년 조사에 따르면 제초제와 왕우렁이 투입 논을 각각 비교했을 때 오히려 왕우렁이가 7%가량 높은 제초효과를 보이기도 했다. 일반벼를 재배하는 농민들 중에서도 지인들에게 우렁이를 빌려 자신의 논에 넣는 경우도 허다했고 친환경농법 만큼은 아니지만 우렁이는 제초 작업에 없어선 안 될 귀한 존재가 됐다.
하지만 겨울 평균 기온이 높아지고 월동우렁이가 나오면서 일부 농민들에게는 재앙이 됐다.
언제 어디서 유입될지 모르는 우렁이로 맘을 놓을 수 없었고 아무리 잡아도 끝없이 번식하는 생명력에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친환경이건 일반벼건 월동우렁이는 잡초제거에 전혀 도움이 안 되기 때문에 철저한 제거를 원칙으로 한다. 우렁이농법을 하고 있는 농가에선 잡초제거가 끝난 후엔 황산동과 키타진으로 우렁이를 제거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는 농가로 인해 매년 우렁이 피해가 되풀이되고 있다다. 문제의식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이번 피해는 지난겨울 기온이 특히 높아 왕우렁이의 번식률이 높았기 때문에 발생했다지만 겨울철 온도는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피해 농가들에 대해 당장의 모판지원이나 방제약품 지원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피해는 매년 반복되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 기자명 해남우리신문
- 입력 2020.06.2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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