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산 덕흥 출신 김기현씨
32년간 신문기사 스크랩
해남읍 김기현(61)씨 집 벽면은 신문스크랩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모두 자신의 고향인 현산면 덕흥리 관련 기사로 32년 전부터 모은 것들이다.
고향 덕흥마을에 대한 사랑이 각별한 그는 아무리 사소한 소식이라도 덕흥마을 관련 기사는 무조건 스크랩한다.
원본은 집에 부착하고 복사본은 덕흥리 마을회관과 마을중앙에 있는 마을정자 ‘덕흥다원’ 에 전시한다.
현산 덕흥마을에서 나고 자란 그는 현산초중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 곧바로 농협에 취직했다.
3년 전 농협을 퇴직한 그는 직장생활을 할 때도 단 한 번의 지각도 없을 만큼 성실의 아이콘이었다.
또한 수집에 대한 열정이 커 월급명세표와 술, 농협 소식지, 안내장, 통장 등도 빠짐없이 모았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반 아이들 번호까지 기록할 정도로 꼼꼼한 그였다.
김씨는 지역신문에 덕흥마을이 소개되면 그 신문을 코팅해 주인공에게 가져다주고 또 마을회관에 전시해 놓는다고 말했다.
이어 주인공이 직접 자신의 기사를 내걸기 쑥스러워하기에 제3자인 내가 나선다며 마을회관에 하나둘 쌓여가는 마을의 역사를 보면 보람이 크다고 덧붙였다.
고향이 애틋한 김씨지만 요즘 통 고향을 방문하지 못하고 있다.
아버님이 물려주신 땅 인근의 하천문제를 놓고 마을 주민과의 갈등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분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들은 후 수치심에 2년이 넘도록 고향을 가지 않고 있다.
김씨는 “시골마을 토지들은 지적도와 다른 곳이 많다. 혹시나 실수를 했나 마을 전체 지적도를 살펴봤는데 충분히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다”며 “그날 이후 밤늦은 시간에 마을을 방문해 아버님 산소를 다녀온다”고 아쉬워했다.
그동안 마을을 방문하지 못하면서 스크랩해놓은 자료도 제법 쌓였다. 마을회관과 덕흥다원에 멋지게 걸어 놓아야 하는데 못내 아쉬움이 크단다.
그러면서도 대한민국장류발효대전에서 고추장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정선자씨의 신문기사를 보여주며 덕흥마을은 참 인물이 많다고 웃어 보였다.
김씨는 “마음이 추슬러지는 대로 다시 고향을 방문해 이웃들에게 그동안 모은 마을소식도 전하고 마을에 필요한 운동기구도 놓고 할 일이 많다”고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