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중심이 아닌 보행자 중심의 도로정책은 약자를 존중하는 지자체의 철학에서 나온다.
당연히 각 지자체의 인도정책을 보면 그 지자체의 철학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인도는 가장 약자인 노약자와 장애인,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설계돼야 한다. 이는 더불어 살겠다는 공동체의 철학이다. 불행히도 해남의 인도는 약자뿐 아니라 건강한 이들도 걷기 힘들다. 차도 쪽으로 비스듬히 기울어진 인도, 상가와 집 진입로에선 푹 꺼지는 인도, 폭이 1미터도 안 돼 도저히 걸을 수 없는 인도 등 걷기도 힘들지만 도시 미관마저 헤치는 인도가 대부분이다. 한마디로 도로정책상 인도라는 존재가 필요하기에 도면에 선만 긋는 형식적인 인도를 만든 것이다.
해남군은 7년째 전국 출산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출산율 1위의 명예를 유지하기 해남군이 인도정책에 대한 장기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늦었지만 환영할 일이다.
출산율의 이미지는 유모차로 상징화된다. 해남 인도정책을 철저히 유모차 중심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의미이다. 인도정책에 있어 기본은 걷기 편한 길이다.
길은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공간이다. 많은 사람들이 길에서 만날 때 도시는 활기를 찾고 상권도 산다.
더불어 인도정책은 공공디자인 영역이다.
인도에 서 있는 가로수, 화분, 광고간판, 가로등, 작은 조형물 하나까지도 살펴야 하는 이유이다. 도로정책에 공공디자인을 넣은 이유는 아름다운 공간이 아름다운 사람을 만들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기 때문이다.
공공디자인은 장기적이고 통일적인 정책수립이 우선시 돼야 한다. 자칫 통일적인 안목 없이 가로등 하나, 상징물 하나, 가로수 하나하나를 제각각 디자인하고 추진하면 또 하나의 개성 없는 인도가 탄생할 수 있다. 해남의 인도정책, 공공디자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 기자명 해남우리신문
- 입력 2020.07.3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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