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주민들 은적사 역사 사라졌다 격양
해남군 무단 산림훼손 법적 검토 들어가
마산면 은적사가 누각을 짓기 위해 사찰입구 비자림을 무단으로 벌목한 것과 관련해 해남군이 산지관리법 위반 등 관련법에 따른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
대흥사 말사인 은적사는 지난 주말 사이 절 입구에 있는 밤나무를 포함한 비자나무 10그루를 벌목했다. 은적사 비자림이 사라졌다는 소문은 빠르게 마산면 각 마을로 퍼졌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비자림은 은적사 소유이다. 그런데도 마산면 주민들이 격양한 것은 비자림이 예전 마산초등학교 학생들의 소풍 장소였고 불심이 깊었던 부모님 따라 은적사를 다녔기에 이곳의 비자나무는 마산면 어르신들의 성장과 함께했기 때문이다. 또 은적사 스님들과 신자들은 비자나무 열매를 쌀과 물물교환하며 절 살림을 꾸렸던 만큼 비자나무는 은적사의 역사적 상징이었다.
이러한 상징 때문에 25여년전 은적사 비로전 공사 때도 주지스님과 신도들은 비자나무 두 그루를 마산면사무소 마당으로 옮겨 보존했다. 마산면사무소에 옮겨진 비자나무는 현재 면사무소의 상징 나무로 자라고 있다.
또 은적사는 다른 사찰과 달리 마산주민들의 삶 깊숙이 자리하고 있기에 은적사에 대한 주민들의 자긍심도 크다.
현재 보물지정이 추진되고 있는 비로자나불이 일제강점기 때 반출되려는 것을 주민들 힘으로 되찾아 왔다는 자긍심, 은적사 종소리가 해남8경 중 하나였다는 점 등 은적사 역사를 마산면의 역사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은적사 인근마을 김 모씨는 “절 사유지라고 하지만 비자나무를 무단으로 그것도 주민들에게 어떠한 의견도 묻지 않고 파낸 것은 문제가 있다. 마산주민 대부분은 어린시절부터 부모님 손을 잡고 은적사를 수백수천 번을 오간 곳이기에 절 주변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때부턴가 은적사가 주민들과 함께한 사찰이 아닌 스님들만의 소유공간으로 흘러가는 것 같아 당황스럽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주민은 5년 전 은적사 입구 좌측에 위치한 식당을 지을 때도 동백나무와 비자나무가 베어져 안타까웠는데 이번에는 은적사의 자랑인 입구 비자림이 통째로 사라져 버려 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은적사와 대흥사 측은 비로자나불의 보물 지정에 맞춰 입구에 누각을 건립하고 누각 2층에 해남8경의 하나였던 범종을 조성할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주민들과 소통하지 못한 점은 생각이 짧았다며 이후 주민들에게 누각 건립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