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전거래가 100평당 120만원
인건비 폭등에 어려움 호소
잦은 비와 태풍으로 산지 배추포전 가격이 대폭 올랐다. 그러나 농민들은 마냥 기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해남 배추가격 상승은 지난해 태풍으로 인한 생육부진에 따른 수확량 감소가 올해까지 배추 도매가격의 강세를 유지시켰고, 올해 연달은 태풍으로 고랭지 배추의 초기 생육이 좋지 않아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농민들에 따르면 지난해 포전거래 가격은 보통 100평당 50~60만원에 형성됐는데 올해는 100만원을 넘어 120만원까지 거래되고 있다. 해남배추는 농협과의 계약재배 7%선인 것에 반해 포전거래는 전체면적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농가가 직접 수확해 판매하거나 절임배추로 판매된다.
사전에 높은 가격의 포전거래가 형성되자 배추식재 면적도 크게 늘었다. 해남군에 따르면 지난해 배추정식 면적이 4,313ha였는데 올해는 5,058ha로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농민들은 배추값이 크게 올랐다고 해도 인건비 상승과 상품성 저하로 실소득은 그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농민은 “장마가 길어지면서 벌써부터 배추 이파리가 처지고 생육상태가 좋지 않은 곳이 많다”며 “수확량과 상품성이 떨어지면 당초 계약한 가격을 받기 힘들고 더욱이 코로나19 여파로 인건비가 지난해 9만원에서 11~12만원으로 크게 오른데다 병충해에 따른 방제비용도 더 늘었다. 배추값은 높게 형성되더라 생산비가 높아지면 실소득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여파로 명절 고향방문 자제도 소비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초가을 해남 들녘에는 배추 정식이 한창이다.
올겨울 김장을 책임질 가을배추는 이달 중순까지, 겨울배추는 이달말까지 정식을 마무리하게 된다.
해남군이 실시한 배추 재배의향 조사결과 가을배추 2,462.6ha, 겨울배추 2,596ha로 전년대비 각각 26.8%, 9.4% 면적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군은 과잉재배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라남도, 생산자협회 등과 수차례 협의회를 갖고 읍면 순회를 통해 적정면적 재배 및 태풍대비 배추피해 예방 등 안정생산 지도를 실시해 왔다.
또한 지난 8일 농식품부의 해남군 방문 시 잦은 태풍으로 배추 생육이 어려운 점을 감안, 배추영양제 예산 지원과 벼 흑·백수 추가 발생 정밀조사 기간 연장 등을 건의하기도 했다.
해남은 전국 가을배추 15%, 겨울배추 70%를 차지하는 전국 최대 배추 주산지이다.
해남배추는 중부지방의 작기가 짧은 배추에 비해 70~90일을 충분히 키워내면서 쉽게 물러지지 않고, 황토땅에서 해풍을 맞고 자라 풍부한 영양으로 타지역 배추에 비해 소비자 선호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